송상현 광장을 지나 법원으로 향하는 참가자들 ⓒ비주류사진관(조종완)

 

박근혜 즉각 퇴진 12차 부산시국대회 ⓒ비주류사진관(정남준)

지난주에 이어 매서운 한파가 주말을 덮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 기각에 분노한 민심은 또다시 서면 중앙대로를 가득 메웠다. 1월 21일(토) 오후 6시에 열린 12차 부산시국대회는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이재용 구속'과 국정농단의 공범이자 핵심인 '재벌 해체' 요구도 함께 터져 나왔다.

 

12차 부산시국대회 참가자들은 본 대회 후 거제동 부산지방법원까지 5km를 행진하며 박근혜 즉각 퇴진과 재벌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했다. 본 대회에 앞서 서면 중앙대로 인근에서는 다양한 사전행사들이 열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오후 5시, <박근혜 즉각퇴진-구속! 국정농단 나쁜정책 폐기!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김재남 직무대행은 "어제 상경한 건설노조 동지들이 경찰의 거센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오늘, 전경련을 거쳐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라고 전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부산지하철노조 이의용 위원장은 "노조가 임금까지 반납하며 새로 개통하는 다대선에 신규인력을 채용하자고 요구했으나 공사는 거부했다. 또한 2년이 넘으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청년 대신, 55세 이상을 기간제로 채용하겠다고 한다. 국회가 외주용역 금지법을 발의한 마당에 부산교통공사는 시류를 거꾸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일반노조 전규홍 위원장은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에서 볼 수 있듯이 박근혜만 끌어내려서는 이 사회에 팽배한 재벌의 지배력을 뿌리 뽑기 어렵다"라며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밝혀졌듯 청와대가 최저임금 결정에 개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선 후보들은 앞 다투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우겠지만 빈 공약일 뿐,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할 수 밖에 없다. 2월 25일은 박근혜가 취임한 날이다. 그 날 2017년 1차 민중총궐기가 열린다. 반드시 참석해서 박근혜로 비롯된 적폐를 청산하자"라고 말했다.

 

문화방송본부 전성호 부산지부장은 "시국대회에 JTBC가 오면 환호해 주지만 MBC는 욕을 먹는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MBC의 깃발을 가져온 적도 없다. JTBC는 좋은 방송사이긴 하지만 사주인 자본가가 주인이다. 손석희 사장이 나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MBC는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이다"라고 말한 뒤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주인의 역할을 다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교조 조석현 조합원은 "회사에 납부할 돈 2,400원을 빠트린 버스노동자는 해고되고 재벌은 풀려났다. 그 버스노동자는 노동조합의 간부였다. '유전무죄, 노조유죄'임이 드러났다. 적폐청산에 민주노총이 앞장서야 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한 뒤 힘찬 노래공연을 펼쳤다. 최근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독차지하는 씨뱅(루츠레코드 소속 음악인들)이 백빙의 <뱅뱅뱅>을 개사해 멋진 춤과 노래 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지난 14일,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 김기철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삼성의 79번째 사망자이다. 그 사이 이재용은 불구속으로 풀려났다. 정유라에게는 수십억의 말을 사준 삼성이, 유가족에게는 보상금으로 500만원을 지급했다"며 "이런 이재용의 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야말로 부역자이자 공범이며 적폐"라고 외쳤다. 또한 그는 “이 촛불들은 단순한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교체된 정권이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도록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은 오후 6부터 시작된 12차 부산시국대회에 함께 했다. 힘찬 타악 연주로 12차 부산시국대회의 포문을 열어준 카투카타의 공연에 이어 부산민언련 복성경 대표가 무대로 나섰다. 복성경 대표는 "추위도 아랑곳 않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부산시민 여러분을 존경한다"라고 인사했다.

 

삼성전자 서비스노동자 이동석씨는 "국정농단 사태에는 박근혜와 최순실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들의 뒤에서 그들의 손발이 되어준 재벌이 있었다. 재벌을 해체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근혜와 최순실이 나올 것"이라며 "이재용은 분명한 범죄자이고 범죄자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비프(BIFF)를 지키는 시민문화연대 남송우 공동대표는 "사법부가 법의 정신을 온전히 세우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 법의 정신을 제대로 세울 것을 요구하기 위해 법원으로 가자!"라며 "이재용 영각기각 사법부 심판하자! 특검은 이재용 구속영장 재청구하라! 법원은 이재용을 즉각 구속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설날인 다음 주 토요일(1월 28일)은 부산시국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박근혜 즉각퇴진 13차 부산시국대회>는 2월 4일(토) 열릴 예정이다.

사전행사 민주노총 부산본부 결의대회 / 사진 부산본부

 

사회보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 직무대행 김재남

 

좌측부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이의용, 부산지역일반노조 위원장 전규홍,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부산지부장 전성호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