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119차 중앙위원회...판매연대 노조 가입 건은 계속 논의키로

▲ 김상구 노조 위원장과 오상룡 사무처장이 2월20일 119차 중앙위원회에서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위원장 김상구)가 119차 중앙위원회를 열어 현대중공업 조직편제와 판매연대노조 가입건 등을 의결하고 오는 3월2일 개최하는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올해 투쟁방침과 규약 개정안 등을 심의, 승인했다.

 

노조는 2월20일 14시 무렵 서울 노조 회의실에서 중앙위원 107명 가운데 83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위원회 회의를 시작했다. 18호 안건인 판매연대노조 가입 관련 건을 놓고 안건 삭제와 회순변경 요청이 있었으나 모두 부결돼 노조가 제출한 안건 순서로 진행했다.

 

노조는 대정부 투쟁, 임단투, 구조조정과 노조파괴 현안 집중지원을 골자로 하는 올해 투쟁방침을 발제했다. 노조는 ▲재벌개혁 ▲노동배제 일방적 구조조정과 노조파괴 철폐 ▲산별교섭 전진 등을 목표로 한 5개 과제와 실현방향을 설명하고 세부요구안과 교섭방침을 제시했다.

 

올해 교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앙교섭과 현대기아차그룹사 공동교섭을 동시에 추진하되 현대기아차그룹사는 2018년 그룹사 집단교섭과 노조 중앙교섭 참석 확약 등을 담은 공동요구안을 3월 대표자 회의에서 확정키로 했다. 중앙위원회는 제출한 투쟁방침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중앙위원회는 두 번째 안건으로 ▲2019년 12월까지 기업지부 유예 ▲11기부터 임원 임기 3년으로 연장 ▲부위원장 대의원대회 선출 등의 규약개정안을 심의해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신규 지회 설립 투쟁으로 2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는 조합원에 한해 장기투쟁기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기금운영규정과 지부장 사퇴로 신임 지부임원 임기를 10기(2019년 12월31일)까지 연장키로 하고 조기선거에 돌입한 한국지엠지부 운영규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중앙위원회는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 1만3천여명 가입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안과 쟁의적립금 사용안 등을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심의, 확정했다. 노조는 오는 3월2일 14시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43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연다.

 

중앙위원들은 일곱 번째 안건인 현대중공업 조직편제 승인 건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출하고 논의했다.

 

이재헌 충남지부 중앙위원은 “안건 내용 가운데 기업지부 관련 규약과 경과규정이 마치 충돌하는 것으로 표현했으나 그렇지 않다”며 “기업지부를 추가로 만들지 않겠다는 전제 아래에 기존 기업지부를 유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구 위원장은 “정확히 맞다. 기업지부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며 “현대중공업 편제를 처리하고 차기 중앙위에서 기업지부 문제를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원영 충남지부 중앙위원은 “현대중공업과 달리 지역지부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단위들과 관련해 반드시 정리해야한다”며 “이미 지역지부로 편제한 조직은 기업지부로 편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상구 위원장은 “이미 지역으로 편제한 조직은 기업지부로 편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현대중공업 기업지부 편제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동의를 물었다. 중앙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지역지부로 편제한 단위의 기업지부 편제 불가 방침과 더불어 현대중공업의 기업지부 편제를 승인했다.

 

이어서 금속노조 교육연수원 건립을 위한 특수목적기금 사용과 신분보장기금 지급 건을 승인한 중앙위원회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신분보장기금 재심의 건을 논의 끝에 불승인 결정했다.

 

중앙위원들은 “조직 지침과 투쟁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으면 기금 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재심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동의는 하나 해당 건에 대해 엄격히 심의할 수밖에 없다”며 불승인 이유를 밝혔다.

 

중앙위원회는 ▲미조직기금 사용과 박근혜 퇴진 파업 찬반투표에 선지출한 투쟁기금 사용 ▲노조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산별부대비용 사용 ▲장기 파업 중인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조합비 납부 유예 ▲현대자동차지부 박민구 조합원 중앙선거관리위원 선출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실장 임명 등을 승인한데 이어 판매연대노조 가입 안건을 다뤘다.

 

김억 조직실장은 “판매연대노조 조합원의 금속노조 가입은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경과를 보고하고 “일반 조직론으로 접근했던 방식에 대해 충분히 반성한다”고 조직 내부갈등이 일어난 점에 대해 사과했다.

 

김 실장은 판매연대노조 조직전환 결정에 따른 편제는 ▲미조직노동자 조직 ▲차별철폐와 금속노조 강화 발전 등에 복무함을 전제로 지역편제로 하고 세부 내용은 조직실과 미비실 등 유관 단위 논의를 거쳐 성안할 것을 제안했다.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 중앙위원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는 총회를 갈음하는 대의원대회에서 입장을 정리했다”며 “그 핵심은 충분한 토론을 거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구 위원장은 “지난 7, 8개월 동안 정상적인 간담회나 토론이 안 됐다”며 “2월17일 간담회를 처음으로 실시해 각자의 입장을 확인했고 오늘 조율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위원들은 찬반토론에서 반대 의견을 다수 개진했다. 배상윤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중앙위원은 “이 문제는 공장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다”라며 “20년 동안 적대적 관계에 있던 단위가 함께 논의를 해도 모자란 판에 우리를 고액연봉, 금수저라며 언론 작업했다”고 비판했다.

 

배상윤 중앙위원은 “내부를 정리하지 못하면 중앙위에서 가입을 승인하더라도 현장에서 문제가 더 안 풀릴 것”이라며 “20년 역사를 6개월 만에 뛰어넘을 수 없다. 충분히 대화하고 연구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명환 기아차지부 중앙위원은 “화성공장 조합원 역시 관심이 많다”며 “발언을 들으니 이해도 간다. 실적경쟁과 노조 안 반목을 조장하는 현대자동차 자본이 문제다. 논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연대하고 함께 싸워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재헌 충남지부 중앙위원은 “솔직히 우리는 내용을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얘기를 듣고 보니 판매조합원들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입에 대한 문제와 앞으로 활동을 구분해 노조가 판매위원회의 우려에 대해 책임을 지고 승인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간부들은 정회 시간에 팻말을 들고 가입 승인 의견을 반박하며 항의했다. 노조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회의장 복도에서 판매연대의 조합 가입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중앙위원회는 두 시간이 넘는 토론을 벌인 끝에 판매연대노조에 대한 115차 중앙위 결정사항을 존중하고, 2개 지역지부를 포함한 대책팀 구성을 차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키로 결정했다.

 

기타안건으로 제출된 현대차지부 이OO 조합원 징계 건은 안건을 발의한 중앙위원이 성원부족에 따른 유회를 우려해 안건을 철회함과 동시에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책임 있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위원회는 이후 절차에 따라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긴 회의를 마쳤다.

▲ 노조 중앙위원들이 2월20일 119차 중앙위원회를 시작하며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중앙위는 이날 현대중공업지부 조직편제 건을 승인했다. 앞줄 왼쪽이 백형록 현대중공업지부장이다. 신동준

 

▲ 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와 기아자동자동차지부 판매지회 조합원들이 2월20일 119차 중앙위원회 정회시간에 판매연대 노조가입 승인을 반대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신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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