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등 2천여 명 집회와 가두행진 ... ‘여성노동계 4대 의제 10대 요구’ 발표
3월8일 109주년 세계여성의 날, 한국 여성들이 성별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조기퇴근, 3시 STOP’ 시위에 나섰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남성이 100이란 임금을 받을 때 여성은 64만 받고, 8시간 노동으로 환산하면 오후 3시부터 무급노동을 하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뜻이다. 한국은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 OECD 평균이 100:85인 반면 한국은 100:64의 격차를 나타낸다.
오늘 ‘조기퇴근, 3시 STOP’ 시위는 민주노총과 여성민우회 등 13개 여성단체들이 공동 기획했으며, 2천여 명의 여성과 남성 노동자들이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에는 다양한 여성들의 차별받은 사례와 요구들이 소개됐으며, 가수 이은미와 소설가 김별아, 배우 김꽃비씨 등은 시위에 공감하는 인증샷을 보내오기도 했다.
- “여자가 그 돈 받아서 어디다 써요?”
시위에 참가한 20대 김승연 알바노동자는 “알바로 여성을 선호하는 고용주들은 여성을 쉽게 부리고 지배하고 성적 대상으로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손님들의 성희롱과 폭언 속에서도 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시각도 문제다. 중년여성인 임혜숙 요양보호사는 “우리를 말은 전문직이라고 하지만 정작 정부가 주는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라며 “나라가 요양보호사, 치매환자까지 돌보는 돌봄노동을 홀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임금뿐만 아니라 고용도 취약하다. 여성노동자 중 70%가 비정규직이라는 조사결과도 있으며, 쉽게 외주화 대상으로 고려된다. 현희숙 콜센터 해고노동자는 “자본은 여성의 경력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며 “분리직군에 이어 외주화 고용으로 착취해온 자본, 여성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자본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은 취업 전 구직단계부터 차별 받는다고 한다. 게임업계에서 일한다는 서하나(가명)씨는 입사 면접에서 “여자가 그 돈 받아서 어디다 써요?”하는 면접관들의 질의를 받거나 “남자는 그냥 쓸데가 많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전했다.
- ‘여성노동계 4대 의제 10대 요구’ 발표
‘조기퇴근, 3시 STOP’ 시위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 집회를 통해 “명백한 차별의 증거,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라”며 투쟁 선언문을 발표하고 광화문에서 출발해 보신각과 서울노동청, 청계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행진 후 참가자들은 ‘여성노동계 4대 의제 10대 요구’를 발표하며 세계 여성의 날 시위를 마무리했다.
여성노동 차별 해소를 위한 4대 의제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최저임금 1만원, 임금 공시제 실시, 서비스노동 가치 재평가) △일, 돌봄, 쉼의 균형(임금하락 없는 35시간노동제 도입, 출산 및 육아 휴직 실효성 강화,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직장 내 성희롱 기업주 책임 강화, 감정노동 및 근골격계 질환 예방대책 수립으로 건강권 보장) △불안전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출산휴가 급여 불안정노동자 적용 확대, 고용보험 대상 확대 적용) 등이 꼽혔다. 이를 기초로 여성노동계는 추후 10만인 서명운동도 추진해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