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건설기계 노동자 4.13 총파업 상경투쟁

ⓒ 변백선 기자

건설노조로 뭉친 덤프, 굴삭기, 레미콘 등 1만의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4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노동기본권' 때문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수고용' 직군으로 분류된다.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본인 소유의 건설기계 차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사장님 소리가 처음엔 좋았다. 차량을 처음 불하받고 노동자에서 개인사업주가 됐던 1990년대 말엔 건설경기도 제법 괜찮았다. 특수고용직군으로 전락한지 20년이 흐른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에서 가장 열악한 노동자가 됐다. 특수고용직은 '비정규직 끝판왕' '막장 비정규직'이다. 실질 임금은 계속 떨어져 건설 현장에서 가장 열악한 상태다.

노동자라면 다 받고 있는 산재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고, 되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구상권이 청구돼 산재 책임을 떠안고 있다. 건설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노동자'이지만, 산재가 발생하면 '사장님'이 돼 버리는 격이다. 죽거나 다쳐도, 체불이 돼도 노동부 통계엔 반영조차 되지 않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다 받는 퇴직금(퇴직공제부금)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전국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상경투쟁에 나섰다. 공덕오거리에 집결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마포대교를 거쳐 여의도 국회 앞으로 행진했다. 이어 결의대회가 열렸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가만히 있으라던 정권과 재벌 천국을 우린 심판했고, 조기대선 국면을 열었다. 그러나 노동자 삶이 바뀌어야 진정한 승리"라며 "민주노총은 당선자한테 노정교섭을 요구할 것이다. 2017년엔 노동자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투쟁 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건설노조 10년차를 맞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는 건설기계 조종사들이 노동자임을 확인시켰다"고 운을 뗀 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이미 우리는 노동자이고, 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기회가 왔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투쟁 발언을 했다. 장옥기 전국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건설노조는 한다면 한다, 노동기본권을 쟁취해서 10년간 설움을 털어내자. 올해는 분명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박원대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장은 "오늘의 투쟁이 끝이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다. 지부장들이 먼저 싸우기로 결심했다.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며 투쟁하는 의의를 밝혔다.

건설노조 건설기계 대표자들은 4월 3일부터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전개했다. 대선후보들도 만났고, 국회의원들도 만났고, 정당 관계자들도 만났다. 건설기계 각각의 의제들은 20대 국회에 모두 발의돼 있다. 노조법 2조 개정안, 산재보험법 개정안, 건설근로자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이들 법안이 17대, 18대, 19대 국회에서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상경투쟁에 임한 조합원들은 '노동기본권'이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왜 '생존권'인지를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끝없이 추락하는 '노동기본권' 없는 삶을 이번에는 끝장내겠다는 각오를 갖고 새벽밥 먹고 상경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전국건설노동조합 이영철 건설기계분과위원장의 "이 자리에서 4월 3일부터 노숙농성을 벌였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다녀갔다. 5월 대선이 닥쳐왔다는 걸 실감했다. 지켜보겠다. 그러나 우리가 투쟁하지 않으면 우리의 요구는 관철 될 수 없다. 노동기본권을 확실히 알려내고 힘있는 투쟁으로 쟁취하자"는 투쟁 발언으로 마무리 됐다.

ⓒ 건설산업연맹

 

ⓒ 건설산업연맹

 

ⓒ 건설산업연맹

 

ⓒ 건설산업연맹

 

ⓒ 건설산업연맹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 변백선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