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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있기 전에는 ... 더럽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팔꿈치로 누르라고 했어요”

기사승인 2017.04.22  20: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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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화자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중앙대분회장

공공운수노조 윤화자 조합원 / 사진 변백선

22일(토) 자동차와 조선소, 전자제품수리 등 제조업 노동자들과 빗자루를 든 청소노동자 3천 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이들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촛불의 힘으로 만든 조기대선의 후보들은 노동자 서민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장시간노동과 최저임금으로 고달픈 헬조선의 노동, 해고와 죽음이 반복되는 일터는 바뀌지 않았음을 고발했다. 이들 노동자들이 모인 광장에서 발표된 청소노동자의 편지글을 소개한다.

 

저는 중앙대학교 청소노동자 윤화자입니다.

제가 2008년도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데요. 입사 전에는 식당에서 일도 했고, 젊은 시절에는 무역업 일에도 종사했는데 IMF 이후에 많은 어려움과 고통도 있었어요. 세월이 흘러 다시 식당에 취직하려니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안 되겠습니다” 그러더라구요. 얼마나 뒤통수가 부끄럽던지. 벌써 내가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고 일할 자리가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 때 저와 30년 지기 친구가 “중앙대학교에 청소사원을 뽑는데 이력서 넣어볼까?” 하더라구요. 청소일은 해본 적이 없어서 “대학교도 청소하는 데가 있나?” 하면서 이력서를 넣으러 갔어요. 친구가 월급은 얼마 안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그때 2008년도인데 70만원도 채 안 되는 돈이었어요. “그것 갖고 차비 빼고 뭐 빼면 남겠나, 딴 데 가자”하는 마음도 들었죠. 그날 이력서 주고 면접을 바로 봤어요. 소장이 일한 경험을 묻는데, 저는 “소장님 저 일 잘해요. 시켜주시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그 다음날부터 바로 제일 힘든 법학관에 보냈어요.

아, 그런데 청소라는 건 생전 처음 해봤는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이건 학교인지 쓰레기장인지... 문 딱 열면서 하나씩 주워가며 하려니까 땀이 줄줄줄 흐르는 거예요. 당시에는 각 층에서 1명씩 일하니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하루 이틀 지나니까 너무 힘들어서 처음에는 우리 아저씨가 남모르게 새벽에 와서 도와주기도 했어요. 그러고 나니까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걸 과연 내가 해야 되나? 다른 데서도 안 써준다고 하니 이를 악물고 하다보니까 오늘날까지 오게 됐어요.

몇 년을 노조 없이 일했어요. 2013년에 사람들이랑 다 같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됐어요. 노조가 있기 전에는 진짜 노예같이 일했어요. 화단 가꾸고, 풀 메고, 눈 쓸고, 얼음 얼면 염화칼슘 뿌리고 깨가면서 일해야 되고, 강의실은 뒷전이었어요. 건물 바깥일은 무거운 걸 드는 게 많아서 남자들이 하는데, 이 학교는 여자들에게 험한 일을 막 시켰죠. 더럽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팔꿈치로 누르라고 했어요.

다른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도와서 노동조합 만들어지고 좋아졌다는 소식 들었어요. 그래서 노동조합 만들고 투쟁해서 지금은 이런 일을 안 해요. 월급도 배로 올랐어요. 그래서 노동조합이라는 걸 왜 진작에 안 하고 고생을 했을까 생각도 들고, 노조에 가입하고 나서는 일할 사람을 충원해주니까 청소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졌지요. 그런데 사실 노조도 학생들이 없었으면 못했을 거예요. 학생들이 우리 투쟁할 때도 많이 함께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오늘 청소노동자들 다 모여서 행진하니깐 참 좋더라고요. 그리고 여기 자동차 만들고 쇳덩어리와 배 만들고, 핸드폰 고치는 젊은 노동자들 만나니까 힘이 많이 나네요. 우리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설움 많이 받았잖아요. 저는 노조하면서 우리가 뭉치면 우리들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배웠어요. 비정규직 모두 모여 힘을 합쳐 좋은 세상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청소노동자들 / 사진 변백선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청소노동자 상징물을 앞세우고 행진 / 사진 변백선

 

금속노동자와 만난 청소노동자들 / 사진 변백선

노동과세계 박성식 webmaster@worknworld.kctu.org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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