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명백한 교권 침해” 대책 마련 촉구

지난 7월 27일 '닷페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위례별초등학교 폐미니즘 동아리 교사 인터뷰 캡쳐.

성평등 교육을 주제로 인터뷰한 영상으로 초등학교 여교사가 도를 넘은 사이버 폭력을 당하고 있어 전교조와 서울시교육청이 대응에 나섰다. 폭력의 양상이 피해 교사에 대한 ‘신상 털기’,‘인신공격성 댓글’ 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민원 폭탄’까지 이어지면서 교권 침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건은 지난 7월 27일 ‘닷페이스’ 페이스북에 서울위례별초등학교 페미니즘 동아리인 ‘페미니즘 북클럽’이 소개되면서 불거졌다. ‘페미니즘 북클럽’은 성평등한 교육을 연구하는 동아리로 올해 5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 학교 교사 20여명이 소속되어 있다.

3분 남짓한 영상에서 이 학교 최현희 교사는 “학교 운동장을 남자아이들이 전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페미니즘으로 아이들이 비판적 사고능력을 길러낼 수 있다”고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등에서 욕설과 인신공격성 댓글이 쏟아졌다. 최 교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게시판에 ‘인증’하고, 교무실 책상 위에 놓인 동성애 뱃지, 포스터를 문제삼는 글도 올라 왔다. 위례별초등학교와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는 최 교사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한 수백 건의 민원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희 교사는 “공교육 안에서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인데, 인권 침해를 당하고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동성애 이슈까지 겹치면서 젠더교육을 굉장한 위협으로 느끼는 세력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 같은 움직임을 조합원 교사에 대한 사이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사이트 운영자에 문제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는 한편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일에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시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도 촉구했다.

김유현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은 교사의 교육활동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세력의 사이버 테러로 명백한 교권 침해”라며 “성평등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새로운 형태의 교권침해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피해 교사 상담 지원과 법적 대응,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TF팀 구성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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