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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국민"

기사승인 2017.09.11  17: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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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중립성 뒤에 숨어 왜곡하지 말라!”

김종희 사드대책위 기획팀장 “정직하게 취재해서 정직하게 전해달라”

“제가 여러분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또 다시 언론 때문에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언론 때문에 또 다시 죽고싶지 않아서입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예은 아버지’)

“‘우리 얘기는 왜 안 다뤄주냐’는 생각도 이제는 안 합니다. 왜곡된 보도에 ‘차라리 보도가 안 되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김종희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기획팀장)

KBS・MBC 정상화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언론노동자들이 고개를 떨궜다. ‘공정 언론’, ‘국민의 방송’이 왜 필요한지 피를 토하듯 외치는 유경근 집행위원장과 김종희 기획팀장의 말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MBC본부 조합원들은 죄책감과 책임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박수조차 쉽게 치지 못했다.

8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주최의 여덟번째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집중 불금파티’가 열렸다. 광장을 가득 채운 5,000여 명의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공영방송 정상화’와 ‘적폐언론인 퇴진’을 외쳤다.
 
파티라는 행사의 이름이 무색하게도, 유 집행위원장과 김 기획팀장의 성토에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 집행위원장이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여러분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고, 예은이 아빠, 바로 나다”라고 외치자 좌중은 입을 굳게 다물고 경청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것은 여러분의 사장이 아니고, KBS・MBC의 보도본부장도 아니고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이었다”며 “우리가 영정을 들고 KBS 앞을 찾아가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여러분 중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와서 대신 미안하다고 한 사람이 없었다”고 외쳤다.

이어 “여러분이 파업에 성공하고 공정한 언론을 얻은 후에는 어떻게 할 건가”라며 “보이는 것을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의 거짓과 위선과 모략을 들여다보고 보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보도’라 하는 그 중립성 뒤에 숨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희 기획팀장은 “어제까지 성주 소성리에서 경찰들과 싸우며 생긴 시퍼런 멍이 아직 몸에 이렇게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언론은 우리 얘기를 또 다시 왜곡해 보도한다”며 “경찰이 들려나가는 모습을 대문짝 만하게 걸어놓고 마치 우리가 폭력적인 것처럼 묘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여러분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다른 이유는 없다”며 “여러분이 꼭 승리해서 저희 얘기를 있는 그대로 전해달라. 정직하게 저희를 찍어서 정직하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성재호 KBS본부장 “권력에 당당한 공영방송으로 돌아오겠다”

김연국 MBC본부장 “절대 무너지지 않는 가장 튼튼한 공영방송 만들겠다”

성재호 KBS본부장은 “말씀을 들으며 참담하고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냥 보이는대로 전하는 ‘기계적 중립’을 따르는 보도가 아니라, 국민의 땀과 눈물을 가장 낮은 곳에서 담아내는 방송, 권력 앞에서 당당히 비판할 수 있는 그런 공영방송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김 본부장은 “저도 기자였지만 마이크와 펜을 뺏긴 지가 6년이다. 그 사이 MBC가 진실을 침몰시키고 누군가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흉기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방송이 무너지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누군가의 가슴이 처참하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지난 9년 간 배웠다”며 “처절하게 학습한 내용을 다신 잊지 않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가장 튼튼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9년 만에 복직한 YTN 기자들 “KBS・MBC 부활 고대”

김언경 돌마고 상황실장 “방송의 주인은 국민, 당당하게 외치자”

이날 행사에는 최근 YTN에 9년 만에 복직한 조승호・현덕수 기자도 함께 자리했다. 조승호 기자는 “많은 분들이 복직 후엔 꽃길만 걸으라고 하시는데, 저희 앞에 험한 가시밭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9년 동안 국민 곁에 있었던 YTN과 KBS・MBC가 역주행 해서 국민으로부터 멀어져 있는데, 다시 돌리는 일에 YTN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덕수 기자는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민 여러분의 열렬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뜨거운 연대가 필요한 때”라며 “저희 YTN도 내부 개혁을 이뤄내면서 KBS・MBC의 훌륭한 부활을 고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의 사회로 진행 됐고, 지난해 촛불집회 등에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밴드 ‘안치환과 자유’와 ‘안녕바다’의 공연도 진행됐다. 

또한 정세진 KBS 아나운서와 김환광 전주MBC 앵커, 황교익 칼럼니스트 등이 공영방송 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미니 토크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코너도 진행됐다.

행사 말미에 김언경 돌마고 상황실장은 시민들에게 △‘돌마고’ 홈페이지(www.dolmago.com)의 접속해줄 것 △’김장겸・고대영 퇴진 촉구 시민 서명’과 ‘KBS・MBC 총파업 시민 지지 서명’ 등에 참여해 줄 것 △시민행동 후원 등을 당부했다.

김언경 상황실장은 또한 “자꾸 특정 정당과 특정 정당이 새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막말에는 ‘방송을 장악하려는 건 우리 국민이고, 원래 국민의 것인 방송을 국민이 되찾겠다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하자”고 강조했다.
 

노동과세계 임학현(언론노조) medi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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