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 열어

임종린 화학섬유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지난 8월 17일 서울·경기·인천 지역 파리바게뜨 제빵, 카페, 판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파리바게뜨 본사의 ‘불법파견’과 ‘임금꺾기’ 등 부당노동행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화학섬유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노조 설립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주노총,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함께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과 ‘본사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화학섬유산업노조는 “지금까지 본사가 스스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길 기대하며 기다려왔으나 문제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사과 한마디 없이 소 닭 보듯 하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청년 노동자들을 더 이상 헬조선의 나락으로 밀어내지 말라. 노조는 불법파견을 비롯한 제반 위법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섬노조에 지난 9월 4일 파리바게뜨 본사로 공문을 보내 문제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으나 본사는 이를 거부했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직접적으로 고용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임종린 지회장은 "조기 출근 지시, 지각 점검과 지각사유 보고, 2017년 시급과 기본급 인상 내역에 대한 안내와 학자금 공지, 3시 방향 딸기와 9시 방향 초콜릿, 생산일지 작성과 신제품 생산출하를 비롯한 품질평가, 위생 점검 평가, 퇴근 전후 업무지시 등 모든 것들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법파견이라는 명백한 증거다.

최근 파리바께뜨 본사는 불법파견 증거를 은폐하고 없애기 위해 협력업체를 통해 제빵, 카페, 판매 노동자들에 대한 ‘근태 수정 안내’를 공지했는데, 이 공지에 따르면 ‘근태관리는 개인에게 책임과 권한이 전부 있다’며 ‘발생되는 모든 문제는 개인에게 귀결’된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또한, 연장근로시간을 조작해 제대로 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고, 협력업체와 더불어 노조 가입 방해와 탈퇴 종용, 노조활동 사찰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온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파견과 위장도급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5년 전 파리바게뜨가 지배기업으로 있는 SPC그룹의 베스킨라빈스 쪽에서 불법도급 문제로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전례가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파리바게뜨 본사의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조사 중에 있는데, 지회에 따르면 결과는 9월중에 나올 예정이다. 조사결과 불법파견으로 나오면 파리바게뜨 본사는 전국 5400여 명의 제빵 등의 기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감독이 시작된 지 2달이 넘어서고 있으나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회는 “현재의 사태는 5년 전에 겪은 불법파견 문제를 반면교사로 교훈을 삼기는커녕 당시의 위법행위를 하나도 개선하지 않고 더욱 확장해왔기 때문”이라며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과 임금꺾기 등 불법행위 및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신속히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이 파리바게뜨 본사 관리자가 직접 기사 단체톡방에서 업무지시를 했다는 증거를 보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과 본사 직접고용 촉구 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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