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노조는 26일 오후 3시 10분 경,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비하, 육아휴직 금지 및 대체인력 투입을 규탄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인사말에서 “건강하고, 아름답고, 활기찬 기업의 가치를 홈페이지 전면에 띄워놓고 있는 것이 LG생활건강”이라 운을 띄우고는, “회사 이익이 극대화되어도 노동자들 임금 인상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면세점 판매직 여성노동자들의 기본급은 100만원에 불과하다. 외모를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고 육아휴직 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이유를 들며 “추악할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LG생활건강노조가 속해 있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신환섭 위원장은 “10여년이 넘는 기간 계속해서 매출액을 갱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기본급 1%를 제시하고 배째라는 식이다”라고 성토했다. 회사가 재고를 많이 확보했고, 교섭도 며칠 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서 추측했다. 또 “불과 어제(25일) 교섭을 하자 해서 갔으나 똑같은 얘기였다. 기본급 1%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체인력 투입이란 부당노동행위가 비일비재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하고는, “엘지의 경영이념인 정도경영이란 것이, 과연 많은 국민들을 속여먹는 단어인 것인지 진정으로 정도경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대단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 말했다.

현행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는 파업 등 쟁의행위 기간 중에는 대체인력 투입이 금지되어 있다.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불법, 부당한 대우들에 대한 증언도 진행됐다.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는 김 모 조합원은 “임신 당시 사측이 사실을 알고도, (어떤 조치도 없이) 만삭 배 부여잡고 앉았다 일어났다 ‘박스까데기’에 창고업무, 연장근무를 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는 “특근한 직원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렇게 모성보호에 무관심한 현장에서 일하던 김 조합원은 “출산예정일 한달 전 심하게 하혈하게 되어 강제 입원하게 됐다”며 울먹였다.

또다른 여성 직원의 예를 들기도 했는데, “임신 12주 내에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법을 알고 8주차 때 제출했으나, 꼭 필요하다는 본사 컨펌을 기다리고 눈치를 보며 재차 요청했음에도, 그 어떤 피드백이나 승인통보가 없이 결국 12주차가 지나버렸다”고 증언했다.

김 조합원은 육아휴직 후의 처사에 관한 문제도 제기했다. “육아휴직 마친 후에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사실상 월급 차이가 1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매장 배정을 받는” 사례를 밝혔다.

김 조합원에 이어 천 모 조합원은 여성외모비하, 성희롱 등에 대한 증언을 했다.

“살이 붙는 건 자기관리를 못해서다”
“너는 피부도 하얗고 영화 빅히어로에 나오는 베이맥스 캐릭터와 닮았다”
“살이 쪄서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다”
“유니폼에 니 몸을 맞춰”
“우리 매장에 66 사이즈 이상은 안돼”
“얼굴 보완 좀 해라. 돈 많이 받잖아”

위와 같이 외모를 비하하는 회사 관리자들의 발언이 있는가 하면, 아래와 같이 회식자리에서 벌어지는 성희롱 발언도 증언에 나왔다.

“내 옆엔 처녀들만 앉아라”
“유부녀들은 다 저리가”

여기에 더해 얼마 전에는 “평소 술을 잘 못하는 매니저가 마시기 싫은 술을 억지로 마셔서 응급차를 불렀다”는 사례도 증언에 등장했다. 회식을 피하면 되지 않겠냐는 기자의 물음에 “혹시나 참여 안 하면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러지 못한다. 개인사정이 있어도 미루기 힘들다”고 답했다.

LG생활건강노조 백웅현 위원장은 “회사의 이러한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규탄하며, 새로운 기업문화와 노사관계가 형성될 때까지 전면파업을 이어나갈 것”이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알려진 회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성희롱 사실이 신고되면 강력 대응하는데 아직까지 신고되거나 확인된 사실이 없다 ▲(대체인력 투입이라는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모두 합법적인 절차를 따른다 등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수직적이고 경직적인 회사 문화가 신고할 수 없게끔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5일 LG생활건강과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