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확대의 현장으로

한국소비자원지부편
(인터뷰 : 이선동지부장, 양길호 사무국장, 김재인 정책국장)

※ ‘조직확대의 현장으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전환과 조직화를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간부들의 이야기와 사업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20만을 넘어 30만으로, 공격적인 조직사업 현장으로 들어가 봅시다.

공공운수노조의 비정규연대기금 모금이 첫발을 딛은 후 두 번째로 조직 출연을 결의한 한국소비자원지부 집행부를 만났다. 통상임금 소송 승소분의 절반에 달하는 오백만원을 쾌척한 소비자원지부는 금액이 크지 않다면 겸연쩍어 하면서도 조직사업과 기금모금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좋다며 인터뷰 내내 표정이 밝다. 하반기 굵직한 투쟁을 앞두고 지부 대의원회를 막 끝낸 세명의 집행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선전국장 : 만나서 반갑다. 한국소비자원지부를 소개해 달라는 흔한 질문부터 드리겠다. 소비자원지부를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 지부장 : 젊고 건강하고 힘 있는 조합원들이 있는 노조다.

= 정책국장 : (조금 고민하다) 어떻게 표현 해야하나... 외적으로는 강성이 아니나 내적으로는 굳건한 노조.

= 사무국장 : 앞날이 예상되지 않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노조.

- 선전국장 : 세분 간부가 무척 사이가 좋아보인다. 지부장은 두분 간부님들을, 두분 간부님들은 지부장을 각자 서로 소개한다면?

= 사무국장 : 지부장님은 이상주의자다.

- 선전국장 : 어떻게 들으면 비판일 수 있는 말 아닌가?

= 사무국장 : 지부장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끌고가시기 때문에 다른 간부 들과 조합원이 믿고 열심히 쫓아갈 수 있다.

= 정책국장 : 지부장님은 이상주의자면서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노조 간부’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섬세한 분이다. 조합원 한명 한명에 맞춰서 대응하는 지부장이다.

▲ 한국소비자원지부 이선동지부장, '기금의 출연은 사회적 차별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 선전국장 : 지부장이 간부님들에 대해 말한다면?

= 지부장 : 사무국장은 나의 든든한 벗이다. 내가 하늘을 볼 때 땅의 패인곳이 어디인지 어느 곳을 피해야할 지 알려주는 동지다. 별을 보고 가지만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노조라고 생각한다. 길을 찾아주는 네비게이션 같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지부장이 하늘을 보고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다.

- 선전국장 : 정책국장은?

= 지부장 : 정책국장은 숨만 쉬면 승진할수 있는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를 박차고 노동조합에 투신했다. 조금만 더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더라면 조직 내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기꺼이 노조라는 험한 길을 선택해줬다.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 정책국장 :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지 마시라(웃음)

= 지부장 :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0여년 전에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었다. 그리고 솔찍한 사람이고 정확한 정보를 얘기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쓸데 없는 공상에 빠지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쓴소리를 자주 해준다. 유익한 약 같은 존재다.

= 정책국장 : 쓴 소리를 하긴 하는 것 같다.

= 지부장 : 어찌 보면 용기 있는 사람 아닌가? 발언이 길어지면 쓸데 없는 말 하지 말라고 면박을 준다.(웃음) 농담이고 사실 두분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다. 좋은 사람이니까 노조에 와 있는 것 같다.

▲ 숨만 쉬어도 승진할 기회를 박차고 왔다는 김재인 정책국장, 9월부터 지부에서 상근하고 있다.

- 선전국장 : 500만원의 비정규연대기금을 출연해 주셨다. 조직 출연으로는 유플러스노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부 내 결정 과정이 있었나?

= 사무국장 : 처음부터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조 중앙 주최회의에서 항상 비정규연대기금에 대한 안건이 올라왔고 고민하던 차에 지부장님과 의견이 일치 됐고 집행부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대의원회의 동의를 얻었다. 아주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기탁하기로 했다.

= 지부장 : 기금 출연도 기금출연이지만 비정규직 조직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원 내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다섯분이 우리노조 충북평등지부에 가입 했다. 그 과정에서 100만원 기금을 추가로 투쟁기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차별이 없어야 정규직의 처우도 개선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공감대가 생기면서 집행부와 대의원들이 인식을 함께 한 것 같다.

- 선전국장 : 지부의 하반기 주요한 투쟁이나 사업이 있나?

= 지부장 : 원장 임명에 대한 이슈가 있다. 부원장이 원장으로 사실 상 내정 됨으로써 그간 비민주적이고 불통의 리더십 문제 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지부는 새로운 시대에 국가와 사회가 민주화되는 만큼 소통의 리더가 오길 바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켜봐온 부원장은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사람이라 바뀐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이제는 임명직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의 생각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의 생각이 반영되는 인사와 임명이 이뤄져야한다. 또한 이전까지의 수년간의 단협은 빼앗기는 과정이었다. 많은 것들을 회복시키는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

- 선전국장 : 원장문제와 임단협이 가장 큰 사업인가?

= 지부장 : 중장기 사업목표로 조합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까지 조합원들은 국민들을 위한 일이 아니라 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었다. 삶을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투쟁을 하고 싶다. 더 이상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조로써 방기할 수 없다. 단순한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인 것 같다. 일을 더많이 하는 사람이 충성심있고 일잘하고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그 생각들을 바꾸는 운동이어서 오히려 더 힘든부분이 있지만 전력투구할 것이다.

= 사무국장 :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사업과 조직사업도 지부의 중요한 사업이다. 계약직 직고용 사무직은 이미 전환계획이 확정돼있다. 간접고용의 경우 용역업체와의 계약기간문제 등의 이슈가 마무리 되면 무리없이 정규직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 양길호 사무국장, 비정규직 사업은 노조의 가장 중요한 사업들 중 하나이다

- 선전국장 : 정규직전환관련해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이견은 없나?

= 지부장 : 우리지부는 10년 전 상담직 계약직노동자들이 정규직노조와 갈등을 겪었던 과거의 경험이 있다. 그런 내홍을 겪으면서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험이 있고 그런 경험들이 조지내적으로 현재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조직내 충격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 소비자원지부의 경우 이전부터 무기계약직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업장이기도 하고 그래서 직고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기도 했다. 혁신도시 내 선전전에도 지부가 적극 결합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문제해결과 사회적 차별 문제에 대한 생각이 공유돼 왔다고 볼 수 있다.

▲ 혁신도시 내 노조가입 선전전

- 선전국장 : 집행부가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나?

= 지부장 : 적어도 집행부 내에서는 차별철폐에 대해서는 큰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고 대의원대회를 통해 조합원을 설득하는 과정을 가졌다. 심리적인 저항은 있지만 경쟁사회에 살아온 특별한 노력을 해온 사람들이 가질수 있는 인식이라고 생각하고 변화해 갈 것이라고 본다.

- 선전국장 : 비정규연대기금과 관련해 아직 출연을 망설이고 있는 다른 공공기관 사업장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 지부장 : 일단은 행동하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노조 내적으로도 연대기금이 가진 가치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나뉘어져 있을 때 정규직 노조의 투쟁도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음은 이미 지난 8년의 겸험으로 다 알고있지 않나? 귀족노조 취급받으며 생존권요구조차 제대로 목소리를 낼수 없는 구조였지 않나? 눈치보지 말고 낼 수 있는, 모을 수 있는 조직들은 빨리 행동에 옴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선전국장 : 10억기금이 어떻게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

= 사무국장 :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다. 노조의 조직화 사업 설계가 잘 돼있다고 본다. 정작 목소리가 필요한 비정규직이 노조라는 창구가 없는 것이 문제인데 노조를 조직하는 것이 한국사회를 바꾸는 아주 중요한 첫 시작이 될수 있다고 본다.

= 지부장 : 훌륭한 활동가를 많이 뽑아달라.

▲ 굵직한 투쟁을 준비중인 세명의 집행부.

- 선전국장 : 마지막으로 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지부장 : 공공운수노조라는 대산별을 만든 것은 노정교섭에 힘을 실자는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결의였다고 본다. 지난해, 올해 한 목소리를 내본 경험을 바탕으로 노정교섭을 좀 더 힘있게 해서 유럽의 노동선진국가들처럼 가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

= 사무국장 : 노조 사무처 활동가 동지들이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뜻 변치 마시고 열심히 달려달라.

- 선전국장 : 감사하다

= 지부장 : 이렇게 인터뷰까지 할 줄 알았으면 대의원대회 결의 직후에 빨리 납부할걸 그랬다(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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