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구·부산·전남·인천 등 ‘교육적폐’ 앞장 “차별 교육 확대될 것”

서울교육청과 세종교육청이 외국어 몰입교육 등으로 교육적폐로 분류되는 ‘교육국제화특구’ 추진을 중단한 상황에도 경기와 대구, 부산, 전남, 인천 5개 시·도가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강행하고 있다. 전교조는 “추진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 전교조는 지난달 30일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린 전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국제화특구 중단을 촉구했다. © 최대현

부산교육청은 금정구와 사상구 2곳을 교육국제화특구로 지정받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5일 금정구, 오는 6일 사상구에 대한 공청회를 예정하고 있다. 부산시청이 주도하고 부산교육청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청은 공청회를 알리는 공고문에서 ‘지역상생발전을 위한 다문화가정 밀집지역 교육국제화특구 기본방향’, ‘국제화교육을 통한 글로벌인재육성 사업 계획’ 등을 특구 주요 내용이라고 알렸다.

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구시청은 지난 달 29일 수성구와 달성군에 대한 교육국제화특구 공청회를 진행했다. 대구교육청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대구는 이미 북구와 달성군 2곳을 1기 교육국제화특구로 운영한 바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대구시청과 대구교육청은 “북구와 달성군을 교육국제화특구로 운영했으니, 다른 지역도 교육국제화특구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다문화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특구 관련한 예산 870억 가운데 9억 7000만원만이 다문화교육 예산이더라.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막대한 예산 낭비 우려와 더불어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고 수월성 교육, 차별 교육 체제만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달 30일 전북교육청에서 총회를 열었으나, 교육국제화특구 강행과 관련한 논의의는 하지 않았다. © 최대현

경기교육청은 주도적으로 교육국제화특구를 강행 중이다. 안산시와 시흥시 2곳을 지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지난달 23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한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러시아어 등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재춘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의 외국어교육을 강화하거나 또는 국제중, 고를 설치한다면 그 수혜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금수저 자녀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고액의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수의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한국인 학생들은 차별화 교육에 신음할 것이며 결국 안산 시흥의 공교육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전남 여수와 인천은 지난 1기 지역을 다시 2기 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준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지난 달 30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린 전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경기, 부산, 대구, 전남교육감이 다문화교육을 명분삼아 교육국제화특구 신청을 추진하고 전남 교육감이 재지정을 신청한 배경에 불순한 의도가 읽혀 진다”며 “예산 따내기와 내년 지자체 선거를 염두한 해당 지자체장과 함께 교육적폐에 기대려는 것 아닌가. 시도교육감은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교육국제화특구’ 연장 시도에 끌려가지 말고 교육적폐 청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교육감협의회에서는 교육국제화특구 추진과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구를 강행하는 곳 가운데 우동기 대구교육감과 장만채 전남교육감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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