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고공농성 100일 맞은 파인텍지회...노동시민사회 연대 문화제 개최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공장 정상화와 선단협 체결 등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굴뚝 고공농성을 벌인지 100일째가 된 19일. 파인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 행사에 노동자, 청년학생, 문화예술인, 시민 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파인텍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었다.
차광호 파인텍지회 지회장은 여는 말을 통해 "김세권 회장은 일방적으로 공장 문을 닫고 먹튀행각을 벌였다. 이로 인해 11명의 조합원이 구미 스타케미칼 고공농성 408일 투쟁을 전개했다"면서 "408일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파인텍인데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측은 (우리들을)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10달동안 일하면서 받은 월급이 1천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일했고, 교섭도 했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파업을 결정했다. 사측은 공장에 있는 기계들을 치우고, 다른 사업자에게 임대해 지금은 돌아갈 공장조차 없다. 공장을 없애고 투명인간 취급 하면서 마음대로 해보라는 식이다"며 "408일간 투쟁한 경험이 있고, 그 기간이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굴뚝위에서 100일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준호 사무장은 "추위가 가고 봄은 오는데 아직도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봄은 언제 올 것인지 아득하기만 하다. 보이지 않는 봄이지만 그 진정한 봄을 되찾을 수 있다면 추위와 더위 모두 헤쳐 나갈 것"이라며 "이 투쟁은 기간이 없다. 100일, 200일, 300일...투쟁은 앞으로도 쉼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탁 전 지회장은 "1월의 혹한은 매서웠다. 농성 중 가장 분노했던 것은 이재용 회장이 구치소에서 당당히 걸어 나온 언론보도를 봤을 때였다. 지난 촛불투쟁 당시 혹한 속 길거리에서 외쳤던 재벌 해체는 어디로 간데 없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노동자 민중들의 처지는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며 "다른 세상을 꿈꾸고 외쳤던 수많은 민중들의 요구를 받아안지 못한 죄책감과 분노를 삭히면서 100일을 견뎌왔다. 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혁명적인 사고와 눈, 가슴을 갖고 힘차게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노동자 판소리패에 이어 박준 민중가수의 공연이 이어지고,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서 연대 발언이 진행됐다. 또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2명의 노동자를 생각하며 쓴 시 낭송과 100일 투쟁 영상이 상영됐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인들과 문화제 참가자들이 파인텍지회 고공농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대동놀이를 진행했다.
한편 지난 12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타플렉스 김세권 회장의 약속 불이행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우리 노동시민사회 모두가 그들을 응원하고 함께 싸우기 위해 모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집중투쟁주간을 선포하고 지난 1월 29일부터 노동, 종교, 문화, 인권, 시민사회, 정당 등이 '김세권 회장 약속이행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오는 23일 '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