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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노동권과 인권 사각지대”, 병원 직장갑질 실태조사 발표

기사승인 2018.03.20  18: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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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0일, 보건의료노조 의료기관 내 갑질·인권유린 실태 발표 기자 간담회 열려

의료기관 ‘직장갑질’ 보건의료노조 조사결과 발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54개 병원, 1만 1662명 조사
일찍 출근, 늦게 퇴근하고도 시간외수당 못 받는 병원노동자 59.7%
간호사 65.5% 폭언, 40.2% 태움, 13.2% 폭행, 13.2% 성희롱‧성폭력 겪어
응답자 25.3%가 업무 관계없는 행사에서 노래와 춤
보건의료노조, 의료기관 노동인권‧의료공공성 강화 올해 핵심 사업

 

보건의료노조는 3월 20일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기관의 노동인권‧의료공공성 침해 실태를 폭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전국 54개 병원, 1만 1662명을 대상으로 직장갑질 실태를 조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작년 한림대성심병원의 ‘간호사 장기자랑’과 을지대병원의 ‘의료비품 간호사 사비 구매’ 등이 논란이 된 후 의료기관 내에서 벌어진 노동권 침해 사건을 유형화해 임금갑질, 휴가갑질 등 ‘10대 갑질’을 선정한 바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이 ‘10대 갑질’을 중심으로 한 설문조사 형태로 진행됐다.

 

보건의료노조는 3월 20일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기관의 노동인권‧의료공공성 침해 실태를 폭로했다. ⓒ 노동과세계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국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2018년 대한민국의 병원노동자, 특히 간호사의 노동 실태 백서다. 이번 실태조사는 의료기관에서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노동자들이 노동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간호사들이 휴가조차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었다. 간호사 응답자 중 48.2%가 원하지 않는 휴가 사용을 강제 받았다고 답했다. 37.3%는 원하지 않는 휴일근무나 특근 근무를 강요받았으며, 51.3%는 갑자기 근무시간이 변경되거나 원치 않는 날 휴가를 강제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많은 간호사들이 휴가조차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병원 노동자들은 밥먹을 시간과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응답자 중 80.9%가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72.8%는 식사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60.3%는 정해진 휴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었다.

병원 내 공짜노동이 만연한 현실도 이번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일찍 출근, 늦게 퇴근하고도 시간외수당을 못 받는 병원노동자가 59.7%, 간호사가 70.6%에 달했다. 응답자 중 46.8%가 업무 관련 교육 등에 참가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했으며, 26.3%가 시간외근무에 대한 수당 신청을 제지당한 적이 있었다.

태움(괴롭힘)과 직무스트레스, 폭언폭행, 성희롱‧성폭력도 심각했다. 설문에 응답한 병원노동자의 74%, 간호사의 83.3%가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특히 간호사의 65.5%는 폭언 경험, 40.2%는 태움(괴롭힘) 경험, 13.2%는 폭행경험, 13.2%는 성희롱‧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전국의 많은 병원에서도 한림대성심병원의 '장기자랑' 사례처럼 업무 외적으로 병원노동자들을 동원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25.3%가 업무와 무관한 행사에 동원돼 노래와 춤을 강요당했다고 답했으며, 46.5%의 응답자가 본인의 업무가 아닌 업무를 강요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의료기관평가인증 시 자신의 업무가 아닌 작업을 지시받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1.5%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한림대 성심병원의 선정적 장기자랑, 서울대 간호사의 열정페이, 이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망사건, 밀양세종병원 화재,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 자살사고 등 지난 연말부터 병원의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며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병원현장의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산하 전체 지부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이번 실태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6일 국가인권위 앞에서 진행된 병원 내 갑질문화, 인권유린, 노동권, 생활권 침해 근절 촉구 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의료기관 노동인권‧공공성 개선이 올해 보건의료노조 핵심과제
태움‧공짜노동‧속임인증‧비정규직 4OUT 운동 추진
나순자 위원장 “병원에서 노동이 존중받아야 환자도 안전할 수 있어”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의료기관의 노동인권과 의료공공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는 것을 올해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고 밝혔다. 나순자 위원장은 “올해 보건의료노조는 갑질과 인권유린 문제 개선에 전면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병원 노동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일해야 환자들도 안전할 수 있다. 환자안전, 노동존중 병원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으로 태움‧공짜노동‧속임인증‧비정규직을 없애는 ‘환자안전병원·노동존중일터 만들기 4out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전면 개선하는 박선욱법 제정 ▲환자‧직원‧노동 3대 존중병원 만들기 노사정TF를 구성해 의료기관 조직문화 개선 ▲시간외근무 줄이고 공짜노동 없애는 출퇴근시간 기록 의무화 ▲규칙적이고 지속가능한 병원 야간·교대근무제 모델 개발과 시범사업 ▲속임인증제도 폐기, 인력확충, 보건의료인력법 제정 20만 국민청원 ▲2020년까지 비정규직 없는 병원 만들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전국 지부장 연석회의에서 4out운동 추진계획에 대한 집중토론을 거친 뒤 4월 말까지 전국 11개 지역본부 합동간부 토론회를 진행하는 한편, 주요 병원장과 만나 의료기관 내 노동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노사 공동의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후 11개 지역본부별로 조합원 하루교육을 통해 전 조직적인 4out운동을 위한 결의를 다지고, 4월 26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교섭방침을 확정한 후 5월 노사 간담회와 워크숍을 거쳐 5월말부터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동과세계 박슬기(보건의료노조) kctu@hanmail.net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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