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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항쟁 1주년, 사회운동의 전망을 묻다

기사승인 2018.05.19  03: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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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진행동, 민교협과 18일, 19일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 심포지엄

광주민중항쟁 기념일인 5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촛불항쟁을 기록하고 기념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연구자와 활동가가 모여 촛불항쟁의 성격과 그것이 남긴 질문을 정리하고 이후의 전망을 묻기 위한 자리다.

이번 심포지엄은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가 주관했다. 김명환 위원장, 윤택근 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임원 또한 발표자,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5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 “세상 밝힌 촛불의 힘, 이제는 일터로”
정강자 퇴진행동 기록기념위 공동대표는 “저항과 역동, 그리고 자발성. 평화롭고 평등하고 축제 같은 집회였다. 촛불시민들은 민주시민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새 정부 출범 1년이고, 촛불항쟁도 1년 6개월이 되어간다. 사회개혁은 어디까지 왔으며 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퇴진행동은 시민들과 함께 행동하되 한 발 앞서 안내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결의하고 행동했다. 퇴진행동을 마무리하며 남긴 과제 중 하나가 오늘의 심포지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심포지엄은 촛불 시민을 대리해 진행하는 행사”라고 취지를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밝혔고, 지금은 그 새로운 세상을 설계해가는 고비에 놓여 있다”며 “촛불의 함성이 담긴 이 심포지엄이 우리의 희망과 전망을 밝힐 계기가 되길 바란다. 민주노총도 사회 대개혁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과 손잡고 엄숙하고 또 명랑하게 승리의 길을 가겠다. 촛불이 일터로 가서 일터의 혁명을 이루어 내는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남훈 전 교수노조 위원장(한신대 교수)은 인사말을 대신해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제언을 했다. 강남훈 교수는 “복지국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증세다. 비례대표 선거제도가 있어야 증세가 가능하다. 비례대표 선거제도 하에서야 증세를 해서 복지를 하자는 정치 세력이 의미 있는 의석으로 등장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완전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한 숨은 이유 중 하나는 예산실을 백악관으로 넣은 것. 현재 관료들은 청와대와 기재부라는 두 개의 상전을 모시고 있다”며 선출되지 않은 관료조직 대신 선출된 권력이 국가 예산을 관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앞두고 열린 사전행사에 참석한 퇴진행동 활동가와 연구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거대한 퇴행과 간절한 진보 사이에서’
이어 시민운동과 언론민주화운동의 원로인 김중배 전 한겨레신문, MBC 사장이 ‘’거대한 퇴행과 간절한 진보 사이에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중배 선생은 “시장근본주의의 폐해로 말미암아 시장의 논리가 경제 분야를 넘어 모든 사람의 살림살이에 투영되고 있고, 이로 인한 파시즘의 징후가 영국과 미국, 동유럽 등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퇴보와 퇴행의 길이다. 민주주의를 희석하고 시장을 신격화하는 이런 세태에서 우리도 이명박이라는 우상에 현혹되어 뭔가 풍요를 누리게 될 것 같은 기대 속에서 암흑의 터널로 진입했다. 그런데 그 암흑의 터널로 진입했던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깨어나서 이런 성취를 이루었을까.”라며 시장근본주의에 대한 퇴행적 반응으로서의 파시즘이라는 세계적 추세에서 어떻게 한국에서는 촛불 항쟁이 가능했는지를 물었다.

이어 “단번에 그 함의를 파악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살펴내야 한다. 카오스에 가까운 다양한 목소리들이 하나의 코스모스를 이루는 이 장엄한 과정을 우리가 어떻게 탐구하고 간추려서 새로운 현실을 설계하고 열어갈 수 있을까. 이 촛불의 흐름은 아직도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혁명은 미투에서, 대한항공에서, 삼성에서 이어지고 있다. 어제도 강남역에 사람들이 모였더라.”며 촛불 항쟁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과 촛불 이후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의 움직임에 대해 말했다.

첫 세션의 주제는 '촛불항쟁과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이었다. 적폐청산과 헌법개정이 세부 주제로 나왔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만큼 다양한 주제
첫 세션에서는 적폐청산, 헌법개정 논의
5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촛불 항쟁과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 ▲촛불 항쟁과 한국사회 ▲촛불 운동의 개혁 정책 ▲인권의 정치와 광장의 민주주의 ▲적폐 청산과 사회운동의 방향으로 각 토론 세션이 구성됐다.

광장을 울린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만큼이나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세부 주제도 다채로웠다. 촛불 항쟁의 성격 분석, 촛불의 역사와 집회문화, 적폐청산, 헌법개정, 선거제도 개혁, 노동존중 사회, 재벌개혁, 성불평등 해체, 환경정책 등 사회운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쟁점들이 토론 주제로 올라왔다.

첫날 진행된 ‘촛불 항쟁과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 세션에서는 오유석 상지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역대 정권이 시행한 적폐청산의 역사를 살폈다. 오유석 교수는 “적폐를 정치의 중심 언어로 불러낸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지만 그 자신이 청산의 대상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며 “역대 정부마다 출범할 때 적폐청산을 추진하고 그럴 때마다 기대에 찼던 일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실망과 불신으로 끝났다”고 짚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정권 임기를 넘어서도 지속가능한 장기 프로젝트가 필요하고 이를 추진할 광범위한 새로운 정치세력, 촛불의 세력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응징과 보복, 면죄부가 아니라 어제와 오늘, 내일을 하나로 이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전원 교수는 ‘촛불 이후의 헌법과제’를 발표했다. 한상희 교수는 “엄기호 교수가 말하듯 광장의 조증이 삶의 울증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촛불이 제시한 무수한 의제들을 어떻게 구체적 제도로 이끌어내고 나아가 광장의 정치를 지속가능한 실천의 정치, 제도의 정치로 승화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우리에게 닥친 과제다"라며 헌법개정의 과정이 정치과정, 재벌체제개혁, 언론개혁 등의 혁신 의제를 수렴하고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헌법개정과정은 시민들을 헌법적으로 각성하고 그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도모해야 한다"며 노동권과 관련해서도 경영참여나 노사공동결정제도, 이익균점권과 같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불발로 그친 6월 개헌과 관련해서는 "현재 개헌논의가 정리되든 그렇지 않든 시민사회는 개헌논의를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이번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촛불 항쟁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퇴진행동 홈페이지에 알려진 일정에 따르면 ‘광장의 민주주의와 사회변혁 전망’을 주제로 하는 국제토론회와 촛불 백서 발간. 조형물 건립, 다큐 제작 등이 계획되어 있다.

노동과세계 편집실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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