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적폐 청산, 새로운 교육‧노동 체제 수립하자”

대회에 참석한 4천여 명의 조합원은 한 목소리로 '노동 3권, 정치기본권 쟁취! 성과급 교원평가 폐지! 학교자치, 교장선출보직제 실현! 입시경쟁교육 철폐!'를 외쳤다. © 김상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결성 29주년을 맞아 열린 전국교사대회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치러졌다. 산 넘어 강원도에서, 바다 건너 제주 올라온 4천여 명의 조합원은 한 목소리로 ‘노동3권‧정치기본권 쟁취!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학교자치‧교장선출보직제 실현! 입시경쟁교육 철폐!’를 외쳤다.

오후 2시. 비어 있던 문화마당에 하나 둘 자리를 잡은 조합원들을 맞은 것은 길굿이었다. 신명나는 풍물에 맞춰 대회가 막을 올렸고 이어 무대에 오른 순천중등지회의 공연이 흥을 돋웠다. 대회의 사회를 맡은 김용섭 전교조 사무처장은 “지난 29년 간 전교조는 숱한 외압과 탄압을 받았지만 뚜벅뚜벅 여기까지 걸어왔다. 하지만 과제는 많고 또 다시 우리의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결의를 다지는 전교조 결성 29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를 박수와 함성으로 시작하겠다.”라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전교조는 온갖 탄압에도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 투쟁했으며 참교육의 실현을 위해 달려왔다.”라며 “민주노총은 6, 7월에 전교조의 법외노조 즉각 철회, 교사의 노동3권 쟁취, 교육자치 과제 실현을 위한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대회의 첫 순서는 참교육상 시상이었다. 올해 참교육상은 동시수상으로, 지난 3월부터 선거연령 하향을 촉구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제정연대)와 전교조의 결성 초기부터 사립학교법 개정 등에 앞장서며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온 故 이석우 교사에게 주어졌다.

이은선 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전교조와 제정연대가 함께한다면 정치기본권과 청소년 참정권을 더 빨리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연대를 부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석우 교사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부인인 김애경 씨는 “남편은 10년 동안 투병하며 조금씩 잊히는 가는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잊지 않고 기억해 뜻깊은 상까지 준 선생님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더불어 살아생전 남편이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했던 전교조.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함께 올해 장학금은 김정욱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의 자녀인 김혜린 학생이 선정됐다.

이어진 무대는 지부마당으로 꾸며졌다. 교사대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지부마당은 조합원의 숨은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대에 오른 조합원들은 춤과 노래, 영상, 연극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부를 소개하고 결의를 밝혔다. 이 가운데 경기‧경남‧울산지부는 함께 29주년에 맞춰 29회 줄넘기에 도전했고 세종지부는 무반주 노래로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부산‧강원지부는 1인 시위 등 지부의 다양한 활동을 영상으로 소개했고 인천지부는 ‘촛불교육팀 VS 교육적폐팀’의 축구 경기를 중계하며 현 교육의 문제를 꼬집었다.

전교조의 29년을 돌아보는 영상의 상영 후 대회사를 전하러 무대에 오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남북교사교류, 노동존중사회, 법외노조 해결, 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폐지, 정치기본권 보, 해직교사 원상복귀 등을 하나씩 언급했다. 덧붙여 “전교조는 교육희망입니다. 노동3권 보장, 정치기본권 보장, 민주와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학교, 입시경쟁 철폐와 발달과 협력의 참교육 전진을 위해 힘차게 투쟁합시다.”라고 강조했다.

김홍선 제주지부 사무처장은 “3년 만에 학교에 복직해 4.3, 4.16수업을 진행하며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검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전교조의 투쟁은 교사의 수업을 지키는 것이다. 끝까지 함께 싸우자.”라고 결의했다.

마지막 순서로 전교조 조합원을 대표해 결의문 낭독에 나선 김선애 강원지부 춘천화천초등지회장과 지영준 충남지부 서산지회 2030위원장은 “우리는 전교조 결성 29주년을 맞아, 완전한 적폐 청산과 새로운 교육‧노동 체제 수립을 위해 다음을 굳게 결의하며 △법외노조 즉각 철회‧교원의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 쟁취 △교사 교육권 유린하는 성과급과 교원평가 폐지 △입시경쟁교육 철폐와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 △교장선출보직제 실현, 교육자치‧학교자치 확대 △비정규직 없는 학교만들기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대회참석자들이 우산을 가지고 상징의식을 하는 가운데 전교조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 김상정

 

지부마당 소개에서 경기, 경남, 울산지부는 함께 29주년에 맞춰 29회 줄넘기에 도전했다. ©김상정

 

이날 대회는 조창익위원장의 대회사와 더불어 각 지부들이 참여하는 지부마당과 상징의식 등 다채로운 순서로 진행됐다. © 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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