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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 ‘법외노조’ 본안 1심 판결에도 입김 작용 했나

기사승인 2018.05.31  1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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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재판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 정지 7개월 뒤 본안 1심에선 법외노조 인정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밝힌 조사결과에 담긴 전교조 관련 문건. 법외노조 본안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 정황이 담겼다. © 최대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대법원이 청와대와의 정치적 거래 속에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과 관련한 재판에 대해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박근혜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고 인정한 본안 1심 판결에도 개입했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법원이 박근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처음 나온 때는 지난 2014년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 제13부(당시 재판장 반정우)는 이날 오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취소소송(본안) 1심 판결에서 전교조의 주장을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고용노동부(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의 법적 근거로 제시한 교원노조법 제2조와 노조법시행령 제9조 2항 규정 등을 거의 대부분 받아들였다. 해당 재판부는 2013년 11월 13일 법외노조 통보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곳이었다. 두 판결 모두 당시 재판장은 반정우 부장판사였다.

‘두 개의 판결’로 취급될 정도로, 판결 내용이 상반됐다. 재판부는 집행정지 가처분 판결에서 전교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본안 1심에서 승소할 가능성도 열어줬다. 판결문에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근거 가운데 하나로 ‘본안 청구의 승소가능성’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재판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집행명령은 상위법령의 시행에 필요한 세부적 사항을 구체화하고 그 절차를 집행하기 위해 행정관청이 직권으로 제정하는 것인데, 노조법시행령 제9조 제2항이 노조법 제2조 제4호의 단서의 시행에 필요한 세부적 사항을 구체화하고 그 절차를 집행하기 위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이 “법률의 위임이 없으므로 위헌·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도 무효”라는 전교조의 주장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현행 노조법시행령 9조 2항에는 노조설립 신고서의 반려사유가 생겼을 때 노동부가 30일 기간의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노조 아님 통보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문제의 조항 상위법인 노조법 2조 4호를 보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고만 명시됐을 뿐, 이 경우 어떤 행정조치에 대한 위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그랬던 재판부가 본안 1심 판결에서는 “노조법 9조 2항이 노조법 2조 4항 단서에 의해 발생한 법적 효과를 명확하게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에 시정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집행명령의 일종”이라는 이유를 들어 노동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재판부는 가처분 판결에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노조법 제2조 4호 단서에 따라 법외노조로 보는 효과가 발생하는 지는 시정명령의 적법성에 대한 판결에서 명백히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노조법 제2조 4호 각 목에 해당하면 문언에 따라 곧바로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 아니면 위 규정 각 목에 대항하더라도 위 규정과 노조법의 입법취지, 취지 및 내용에 비춰 실질적으로 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경우에만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라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본안 1심 판결에서는 노동부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조법 제2조 4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노조가 실질적으로 자주성을 갖추고 있는 지 여부와 무관하게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문언에 부합하다.”라고 전혀 다른 법 해석을 내놓았다. 7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 일부. 본안 1심 판결 4일 전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재판에 대한 언급을 했다. © 최대현

재판부가 판결에서 “문언에 부합하다”고만 했을 뿐, 노조법 제2조 4호 단서에 의해 당연히 법외노조가 된다고 판단한 근거는 명확하게 서술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기간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하던 시기였다. 이번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로 공개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치 관련 검토’(2014년 12월3일) 문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법원은 서울고등법원의 본안 2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문건의 내용대로, 1심이 있은 지 1년 6개월이나 지난 2016년 1월, 재판부가 교체된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 1월 본안 2심 판결에서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했다.

이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 재임하고, 문제의 문건이 생산된 비슷한 시기에 나온 본안 1심 판결에도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가처분 판결과는 상반된 내용의 판결이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4년 6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작성한 비망록에서도 청와대는 본안 1심 판결을 앞두고 신경 쓴 부분이 나온다. 판결 4일 전인 6월 15일 메모에는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의 말을 받아쓴 ‘전교조 재판-6/19 재판 중요’, ‘승소시 강력한 집행’, ‘재판 집행 철저히-YS시절 잘못 교훈 삼아’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1심 본안 판결이 중요하니, 재판 집행에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판결 2일 전인 6월 17일 메모에는 ‘전교조 판결 이후 대응 방안 논의-수석, 교육부 차관 등’이라고 돼 있다. 1심 본안 판결을 예측이라도 한 듯, 교육부가 집행할 단체협약 파기, 전임자 강제 복귀 등의 법외노조 후속조치 등을 논의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내용대로라면, 청와대의 의중에 맞춰, 대법원이 본안 1심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첫 가처분을 인용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 청와대 의중을 전달하고 본안 1심 판결에서 전교조 패소 판결을 유도했을 수 있다.

김학한 전교조 정책실장은 “박근혜 청와대와 대법원이 법외노조 사안을 놓고 정치적인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같은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한 가처분과 본안 1심 판결의 차이에 대한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로 재임시절 있었던 일에 대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노동과세계 최대현 (교육희망) kctu@hanmail.net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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