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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노동존중,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 광화문 광장으로

기사승인 2018.06.30  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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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비정규직 철폐!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선포 6월 30일 민주노총 비정규직철폐노동자대회

8만 노동자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 집회다. 전국에서 모인 조합원들이 타고 온 상경버스만 900대였다. 그렇게 광장을 메우고 도로까지 채운 노동자들은 한 목소리로 “최저임금 개악 투쟁으로 막아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고 외쳤다.

민주노총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선포! 2018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야합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었고, 주52시간 상한제는 실시가 유예되었다. 재벌과 대기업의 민원이 수리된 결과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호봉제 폐지, 직무성과급제 도입과 같은 임금 하향평준화 추진을 발표했고, 정부는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를 저임금 노동자로 고착시키는 표준임금체계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ICT 업종 특별연장근로 허용을 추진하고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도 정부 핵심 관계자들 입에서 나온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최근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불가 입장 표명을 했다.

정부 주요 인사들이 나서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과 공약마저 뒤집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6월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를 규탄하며 △노동적폐 청산 △노동기본권 확대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와 하반기 총파업을 선포하는 2018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비철노대)를 열었다.

이번 비철노대에서 민주노총이 내건 요구와 목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쟁취 △민간부문 불법파견 철폐 원청 사용자성 강화 △최저임금 개악 폐기, 임금개악 중단, 표준임금체계모델 폐기 차별 없는 임금원칙 실현 △재벌의 원하청 불공정 거래 및 편법 도급 근절 △불평등 양극화 주범 재벌체제 해체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 노조법 2조 개정, 노동악법 철폐였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선포! 2018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총화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김명환 위원장 “노동자 기본권 확대 약속 이행하지 않는 정부 규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려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제도 개악의 칼자루까지 사용자에게 쥐어주는 정부는 노동존중 정부라 할 수 없다. 자회사와 무기계약직 고용, 임금차별형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 엉터리 비정규직 정책으로는 노동존중 정부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할 수 있는 행정조치는 회피하고 국회 탓만 하며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확대 약속은 이행하지 않는 정부가 어찌 노동존중 정부인가. 여기에 더해 주52시간 미적용 처벌 유예, 탄력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등 자본의 요청만 온전히 수용하는 정부가 어떻게 노동존중 정부란 말인가.”라며 “오늘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이라는 말잔치로 국민을 현혹하고 약속을 저버리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표류하고 후퇴하는 문재인표 노동정책을 넘어 촛불항쟁으로 시작한 한국사회 대개혁을 스스로 완성시켜 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또한 단상에 올라 전교조 법외노조 행정취소를 하지 않는 청와대를 규탄하며 “행정조치에는 행정취소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선례도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계승하겠다는 것”이라며 전교조 법외노조 행정취소를 촉구했다.

이영철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건설현장은 초단시간계약 간접고용 비정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건설자본 착취에 신음하고 있다. 정부는 관례라는 말로 건설산업의 적폐에 눈감는다. 그걸 청산하려던 장옥기 위원장은 현재 감옥에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처절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는 당장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위해 노조법 2조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자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집권여당 원내대표 홍영표는 2,500만원 미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 개악의 피해가 없다고 했다. 피해가 생기면 원내대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피해자다. 17만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피해자다. 당장 우리들 통장에 들어올 월급이 매월 19만원씩 줄게 되었다. 당장 최저임금 개악법 폐지하고 홍영표는 사퇴하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왼쪽부터),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안명자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선포! 2018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장은 “교육기관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밖에 정규직 전환되지 않았다. 간접고용 전환 협의는 파행으로 진행되고 있다. 차일피일 지연되는 정규직 전환 협의과정에서 해고통보 받는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환자에 대한 처우개선도 말만 있고 정부 예산에 반영 계획조차 없다. 정부 정책의 진정성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규탄했다.

김성환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명목하에 최저임금 기준으로 모든 노동자에게 등급을 매기고 있다. 그게 직무급제다. 평생가도 정규직 임금의 38% 수준이다. 20년, 3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맴돌게 된다. 직무급제는 현대판 노예제이고 신분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산별·연맹 위원장의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발언과 상징의식을 끝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본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광화문에서 내자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로 행진했다. 건설산업연맹과 공무원노조는 동십자각사거리를 지나 총리공관으로 향했다. 금속노조는 종로1가에서 안국사거리를 지나 헌법재판소로 향해 마무리 집회를 진행했다.

한편 오후 세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본대회 이전, 민주노총의 가맹조직들은 각각 사전대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화물연대는 광화문 광장과 청운동사무소에서 각각 사전대회를 진행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을 비롯한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은 시청광장에서 사전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2호선 강남역 앞 삼성본관에서 삼성전자의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무원노조는 광화문역 인근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사전결의대회를 진행하며 해직 공무원의 원직 복직 쟁취와 교섭투쟁 승리를 결의했다. △민주일반연맹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사전대회를 열었다.

이날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의 사회를 맡은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이 본대회 시작을 알리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2001년 2천명에서 2018년에 8만명으로 개최 이래 가장 큰 규모 비정규직 노동자대회

민주노총은 우리 사회의 가장 절실한 과제인 ‘비정규직 철폐’를 목표로 매년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비철노대)를 개최해왔다. 비철노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중심에 서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요구하고 투쟁하는 대회로 확대되었다.

지난해 6월 30일에는 ‘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지금당장!’이라는 요구로 6만의 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고, 4만여 명의 노동자, 시민, 학생,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사회적 파업대회를 열었다.

2018년 6월 30일 열린 민주노총 비철노대에 참가한 노동자 수는 8만에 이른다. 2001년 2월 16일 서울역에서 열린 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는 2,000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17년 사이 참석자의 규모가 40배로 늘은 것이다.

이렇게 대회의 규모가 확대되어온 것은 기간제·특수고용·간접고용·초단시간근로 등 불안정 고용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현실,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으로 뭉쳐 투쟁의 주체가 되고 조직을 일궈낸 비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노력이라는 평가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분노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노총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을 담당하는 우문숙 정책국장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가 크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음에도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형태로 고용되어 실질적 처우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도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이 불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광장과 옆 차도까지 가득 메운 집회 대오의 모습.

 

시청광장에서 사전대회를 마치고 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하는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오
비철노대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노동과세계 변백선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앞에 걸고 손피켓을 흔들고 있다. ⓒ 언론노조 이기범
"현대판 노예제 직무급제 폐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사전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화일꾼 연합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선포! 2018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래공연을 보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본대회를 마친 후 집회대오는 청와대 앞과 헌법재판소 앞, 총리공관 앞으로 나뉘어 행진했다. 청운동 동사무소 앞으로 향한 참석자들이 정리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 노동과세계 변백선

노동과세계 안우혁 kc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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