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모욕과 폭력에도 고 김주중 조합원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민주노총 조합원, 시민들이 보수단체 회원들의 모욕과 폭력에 맞서 쌍용차 정리해고로 발생한 30번째 사망자인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를 이틀째 지키고 있다.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고 국가의 손해배상소송 철회와 회사의 복직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3일 정오에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렸다.

오늘인 4일과 금요일 저녁 7시에는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앞에서 고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린다.

보수단체, 경찰과 협의해 대한문 우측으로 옮겨진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 ⓒ 노동과세계 변백선

5년만에 서울 대한문 앞에 다시 설치된 쌍용차 해고노동자 분향소를 두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보수단체인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국본)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졌다.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취지를 설명하고 국본 측 집회와 겹치지 않게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욕설뿐이었다.

3일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대한문 앞에서 30번째 사망자인 김주중 열사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차린 뒤 국본은 분향소 천막에 달려들어 분향 물품을 강탈하려 하고 조합원과 시민들을 향해 물품을 집어 던지며 추모를 방해했다.

3일 밤과 4일 새벽에는 국본 등 보수단체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현장을 취재중이던 참세상 기자의 카메라를 부수고 장비를 훔쳐 도주하고, 분향소로 난입해 추모객을 끌어내 바닥에 패대기쳐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들은 갖은 모욕에 시달리며 밤새 분향소를 지켰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사무국장이 고 김주중 조합원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더 이상 죽으면 안 된다”
4일 오후 1시에 있었던 추모제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더 이상 죽으면 안 된다. 남은 해고자들의 뜻이고 고인의 형님도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명예가 회복되기를, 해고자 전원이 복직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그 마음을 받아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또한 “2009년 8월 5일 평택 쌍용차 도장공장 옥상에 온갖 장비를 앞세운 중무장 경찰특공대가 침투하는 것을 언론사 메인뉴스로 온 국민이 봤다. 그 중심에 고 김주중 동지가 사수대로 있었다. 치료도 받지 못하고 구속됐던 동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도 털지 못하는 아픔을 안고 감당하며 사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남은 해고자들의 죽음 반드시 막아야 하기에 물러설 생각이 없다. 24시간째 잠을 못 자고 있는데 여기서 쓰러져도 괜찮다. 평택으로, 공장으로 돌아가고, 10년간 고통받은 정리해고의 문제, 연대 받은 만큼 인간의 존엄을 위해 당당한 노동자임을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4일 오후 대한문 앞에 차려진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를 찾은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삶을 살리는 투쟁, 민주노총이 받들겠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경찰, 국본 측과 협의 끝에 천막의 위치를 대한문 우측으로 옮겼다. 다시 마련된 분향소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집행부가 찾았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표창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분향소를 방문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방명록에 “아무도 더 이상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고통을 바라지 않습니다. (쌍용차가) 약속을 지키는 것만이 삶을 살리는 길입니다. 삶을 살리는 투쟁 민주노총이 받들고 승리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고 김주중 조합원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서울 대한문 앞에 고 김주중 조합원과 숨진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마련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 덕수궁 담벼락 앞에서 고 김주중 조합원의 영정을 들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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