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 상원 통과를 위한 국제연대 기자회견

“Aborto Legal Ya!”
“Abortion rights now!”
“지금당장 임신중지 합법화하라!”

아르헨티나 여성들과 아르헨티나노총(CTA-A)의 투쟁으로 하원을 통과한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상원 표결이 진행되는 8월 8일, 세계 여성들과 노동·시민사회는 각국 아르헨티나 대사관 앞에서 국제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지금당장 임신중지 합법화하라" 8일 서울 용산구 주한아르헨티나 대사관 앞에서는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의 상원 통과를 촉구하는 국제연대 기자회견이 있었다.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의 모습.

 ​​​​​​16개 여성·시민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또한 이날 서울 용산구 아르헨티나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헨티나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날이다. 법안이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꼭 통과되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은 무시되어 왔다. 국가는 인구정책과 노동력 필요에 따라 임신중지 통제를 때로는 약화하고 때로는 강화하면서 여성들의 몸을 통제하고 있다. 여성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건강권을 침해하는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 민주노총도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나영 정책교육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낙태죄 폐지의 물결이 우리에게도 밀려오고 있다. 아일랜드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비롯해 세계 수많은 나라 여성들과 시민들이 낙태죄 폐지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아일랜드와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이루어낸 승리가 한국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여성위원장)이 8일 서울 용산구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임신중지 합법화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녹색 스카프(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운동의 상징)를 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임신중지(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불법화된 임신중지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연간 50만 건의 위험한 임신중절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1983년 이래 위험한 임신중절 수술로 목숨을 잃은 여성들은 3,000명에 달한다. 또한 수많은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임신중절이나 자연유산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산모의 건강과 생명이 위험할 때,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일 때 예외적으로 임신중지를 허용하고 있지만 ‘건강과 생명이 위험할 때’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의사들이 책임을 피하고자 산모의 위험성 시술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고,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에도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적절한 시술 시기를 놓쳐 산모가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아르헨티나 여성들은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2005년과 2013년, 그리고 2016년에 전국적 임신중지 합법화 운동을 벌였다. △임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성교육의 필요성 △임신중지가 줄어들 수 있도록 피임에 대한 접근성 보장 △합법적이고 안전하고 무상의 임신중지 보장이 주요 요구였다. 아르헨티나 여성들과 노동·시민단체의 이런 노력 끝에 아르헨티나 하원은 지난 6월 14일 임신 14주까지 임신중지를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이룬 승리는 한국에도 전해졌다. 지난 7월 7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등 56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낙태죄 폐지 집회에 알레한드라 앙그리만 아르헨티나노총 성평등위원장은 “우리는 성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번 승리는 여성 단체 및 여러 조직들이 ‘합법적, 안전한, 무상 임신중지를 위한 전국 캠페인’을 결성해 함께 투쟁한 결과다. 아르헨티나노총 여성노동자들은 한국 여성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단결을 통해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라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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