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시장, 빨간시장 모두 재벌 특혜 주는 건 똑같다. 노동자 생존권 보장 투쟁 이어가자"

11월 총파업 조직화를 위한 현장순회 2주차가 시작됐다. 이번 주는 경남, 부산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일정이 이어진다. 9월 17일, 부산을 찾은 김경자수석부위원장, 윤택근부위원장 등 순회단은 민주일반연맹 부산지부 집행위원들과의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했다.

간담회에서는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에 대한 필요성,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 개입을 위한 투쟁계획 등 주문이 있었다. 조건 변화 없이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복귀한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으며, 조합원들에게 11월 총파업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와 의지를 밝혀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민주일반연맹 부산지부 집행위원들과의 간담회
"파란시장, 빨간시장 모두 재벌 특혜 주는 건 똑같아"
재벌특혜 멈추고 노동자 생존권 보장할 수 있는 투쟁 이어가자

총파업조직화 현장순회단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과 11시30분부터 한시간 가량 부산시청 앞 금속노조 풍산마이크로텍지회 선전전을 진행했다.

풍산마이크로텍은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풍산 노동자들의 투쟁은 풍산 마이크로텍이 2011년 말 경영난을 이유로 58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면서 시작됐다. 지회는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 1심과 2심, 대법원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이에 따라 2014년 12월 공장으로 돌아갔으나 2015년 2월, 도금공장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면서 무기한 휴업이 실시됐다. 풍산 노동자들은 공장이 경기도로 이전한 현재까지 경기도와 본사가 있는 서울, 부산을 오가며 투쟁하고 있다. 올 겨울이면 7년을 꽉 채우는 투쟁이다.

선전전에 참여한 한 조합원은 “부산시의 센텀2지구 특혜개발로 풍산이 1조 넘는 이득을 보게 되는데 노동자 생존권을 먼저 보장해야 한다”며,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라는 말과 함께 씁쓸하게 웃었다. 지회는 시청 앞에서 76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몸조끼에는 ‘빨간시장 파란시장 차이가 뭐냐’고 적혀있었다. 부산시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지자체선거 실시 이후 최초로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바 있다.

선전전 후 구호 외치는 풍산마이크로텍 조합원들

 ​​​​​​오후1시, ‘센텀2지구 재벌 특혜개발 전면재검토, 사회공공성 확보 및 노동자생존권 보장을 위한 부산대책위’ 결성 기자회견이 부산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부산시는 반여동의 그린벨트를 해지하고 '센텀2지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인데, 결과적으로 해당 부지를 소유한 재벌에게만 특혜를 주는 정책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풍산마이크로텍지회 문영섭 지회장은 “센텀2지구 전 이름은 행복도시고, 그 이름을 박근혜정권이 정해줬다. 서병수시장이 추진하던 적폐정책을 바뀐 시장도 이어가겠다 한다. 우리는 도무지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책위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등 40여곳이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서린 센텀2지구 개발, 전면 재검토하라" 기자회견에 나선 풍산마이크로텍 조합원들

"사회적 총파업 위상에 맞게 미조직 노동자들의 요구도 포괄해야"

오후2시,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부양지부 간부 및 조합원 3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7대 요구안의 내용이 방대해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제출됐다.

금속노조 부양지부 간담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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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조직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요구, 투쟁계획 등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200만 민주노총'을 슬로건으로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총파업 요구안에도 반영하고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요구도 내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 쟁취를 통해 '노조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조직확대 방안 중 하나라고 짚었다.

최근 투쟁 상황을 전하는 부산일보 전대식지부장. 부산일보는 노조를 '전대식노조'라 폄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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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공정성 훼손한 안병길 사장에 맞서 싸우는 부산일보 언론노동자들

이어 순회단은 부산일보 건물 앞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전대식)를 찾았다. 지부는 8월 20일부터 안병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안사장이 언론사의 공정성을 해치고,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안병길 사장 부인이 자유한국당 공천으로 출마했으나, 지부는 언론공정성과 신뢰성 등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했다.

지부의 우려대로 안 사장은 선거기간 중 지인들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공직선거법을 어기고 부산일보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이후 지부는 단체교섭 거부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로 안 사장을 노동청에 고소했고, 7월에는 검찰에도 고발한 바 있다. 지부 사무실에는 최근 상황이 담긴 자보가 빼곡히 붙어있다. 지부는 최근 국제신문 사장이 뇌물혐의로 구속되고, 부산일보 사장이 공정성 훼손에 휩싸이는 등 지역 언론 상황이 복잡하다고 전했다. 지부는 10월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투쟁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언론공정성 훼손한 안병길 사장에 맞서 싸우는 부산일보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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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 넘어 쟁취로, 노동자가 개혁열차 밀고 가자"

마지막 일정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 운영위원들과의 간담회였다. 이 자리에서는 총파업 요구에 핵심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 총파업투쟁본부 체계가 지역본부에 유효한지 고려해야 봐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출됐다. 김재하 부산본부장은 "박근혜퇴진 총파업은 시대정신이었다. 문재인정부 하에서 우리의 시대정신이 무엇이어야할지 고민하고 조직하자"고 당부했다.

"저지 넘어 쟁취로, 노동자가 개혁열차 밀고 가자" 부산본부 운영위원회와 사무처 성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투쟁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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