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민중당 울산동구 국회의원

“생산의 주역이며 사회개혁과 역사발전의 원동력인 우리들 노동자”는 23년 전 민주노총 창립선언문 첫 줄에 쓰여진 그 정신과 소명을 2018년 오늘도 잊지 않았습니다.

매서운 엄동설한에 1,700만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불의한 권력을 몰아냈고 대립과 갈등의 한반도에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했습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이 민주노총의 태동이라면 2016~17 촛불혁명은 민중과 함께한 격정기에 다름 아닙니다. 노동자 권리 찾기와 적폐청산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이뤄 내리라 믿습니다.

촛불정부라지만 노동개혁은 여전히 더딥니다.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자회사화로 전락했고, 최저임금 공약은 산입범위 확대로, 노동시간 단축은 탄력근무제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이런 식이면 국제사회에 약속한 ILO 기본협약비준도 흐지부지될 공산이 큽니다.

정부여당은 민주노총의 비협조를 탓하지만, 민주노총마저 정부 정책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한다면 우리 노동자들 삶은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정권을 교체했다고 개혁이 완수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갈 길은 분명합니다.

비정규노동자와 미조직된 노동자를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 힘차게 추진돼야 합니다.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노조 할 권리는 법제도적 요구를 넘어 사회적 인식 변화까지 이끌어 내야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그리고 민간시장의 비정규직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한 거대한 연대를 조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동자 직접정치, 정치세력화에 앞장서 주십시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 노회찬 의원과 정치탄압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윤종오 의원, 그리고 저 김종훈 이렇게 세 명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노총후보로 당선됐습니다. 노동자들의 지지와 노력으로 등원한 국회에서 온몸을 부딪쳤지만, 반세기 넘게 양분화 돼 온 우리 정치토양에서 노동정치를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노동자들이 국회를 채워야 합니다. 노동자 국회의원들이 과반을 넘는다면 정규직전환을 미룰 수 없습니다. 여성노동자들로 채웠다면 미투 사건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노동자 직접정치에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저의 청년시절은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운동을 하고 민주노총과 함께 진보정치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절보다 더 커질 내일이 더 기대됩니다. 백만 천만 노동자의 조직이 되고 단결과 연대의 힘으로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창립선언문 마지막처럼 “자본과 권력의 어떠한 탄압과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이 보장되는 통일조국, 민주사회 건설의 그 날까지 힘차게” 전진합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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