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20일 오후 7시 서면 쥬디스태화 옆 도로에서 열렸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20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 도로에서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와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부산 추모행동의 날'에서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요구했다.

또한 죽음을 부르는 외주화를 즉각 중단할 것과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한 기업살인처벌법의 통과를 촉구했다.

A4 용지에 손글씨로 요구사항을 적어 온 참가자들도 있었고, 자유발언을 하거나 미리 준비해 온 노래를 부르며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아픈 죽음을 애도했다.

주최측이 준비한 영상에서 故김용균 씨 수줍은 그의 모습을 보던 많은 참가자들이 눈물을 훔쳤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함께 했다.

故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사회를 맡은 김경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외주화를 중단하고 진짜 사장인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하라"면서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하라! 비정규직 철폐하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위험하고 힘든 일일수록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안전을 챙겨야 함에도 이윤에 눈이 멀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내 아들만의 일이 아니다. 도와달라'고 절규하던 김용균 님의 어머님 말씀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한 시민은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취업경쟁으로 불안에 시달린다"며 "그래서 가장 위험한 일자리로 내몰리는 청년 노동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일 하다가 죽고 싶지 않다는 이 당연한 요구가 받아들여져 김용균이 꿈 꿨던 안전한 사회, 청년들이 행복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4시간 40분에 한 명, 연 평균 1877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그 중 7~80%가 하청노동자이며, 산재로 인정받은 것만 이 정도"라면서 "대한산업재해공화국 국민여러분 정말 안녕하시냐"라고 절규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 부산 추모행동의 날.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발언을 통해 "정규직이 하던 업무를 외주화 하면서 최저입찰제로 하청업체를 선정했고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한 외주화는 결국 사망사고를 일으켰다"며 "이는 사전 교육과 안전조치만 제대로 되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라면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의 도급 인가대상 확대 등 조속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지난 12월 6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기계 보수공사를 하던 하청업체 소속의 50대 노동자가 대형 프레스기를 지탱하던 쇠기둥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본부장은 "김용균을 죽인 것인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라 비용절감을 외치던 공공기관의 인력 감축과 외주화가 부른 참사이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도 공범"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나라다운 나라가 이런 것이냐.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야 하는가"라고 말한 뒤 "불의한 세상, 불공정한 사회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통탄했다.

김 부본부장은 "외주화를 중단하고 비정규직을 없애지 않고서는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면서 "되풀이 되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지금 당장 직접 고용하라' 외치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라며 "김용균을 잊으면 우리도 공범이 된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우리가 반드시 이루겠다고 김용균 님 앞에서 다짐하자"고 외쳤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12월 21일 오전 7시 부산 시청 앞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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