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씨 사고 40일...책임자 처벌, 재발방치 대책 마련 요구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어 달라”

ⓒ 노동과세계 변백선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목숨을 잃은 지 40일째인 1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진 김군의 동료 100인과 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의 동료 100인이 만나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며 김군과 김용균씨를 추모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와 발전비정규직, 특성화고졸업생노조, 비정규직100인대표단 등으로 구성된 ‘1000인의 김용균 행진단’은 이날 구의역사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용균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비정규악법 폐기하고 노동3권 보장, 원청 책임자성 강화, 노조법 2조 개정’ 등을 요구했다.

1000인의 김용균 행진단은 “위험의 외주화와 비정규직 양산이 구의역에서 19살 김군을 죽이고, 발전소에서 24살 김용균을 죽였다”며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고 있는 구의역 김군들과 여전히 생사의 경계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태안화력 김용균들이 만나 청와대로 행진한다”고 밝혔다.

구의역에서 일하다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의 동료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 임선재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죽음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정규직 전환이 된 김군의 동료들이 가장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제2의 김용균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죽움의 외주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 이준석 지회장은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태안사업소 동료 고 김용균에게 일어났다. 서부발전 제1노조는 얼마 전 ‘용균씨 사고는 본인의 과실이 크다. 이에 대해서는 원청이 책임을 질수가 없다’는 성명을 냈다. 이번 사고는 3년 전부터 설비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를 원청이 무시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들은 모든 책임을 하청인 우리에게 돌리고 있다. 이 투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하루 빨리 유족이 원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이은아 위원장은 “고졸 노동자들은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현장실습제도 때문에 근로감독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꼬리 자르고 노동부는 책임을 회피하는 등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순환되어 우리들은 구의역 김군이 되고 김용균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들은 값싼 인력이 아니다. 우리들은 도구도 아니다. 우리들은 세상을 안전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 존재이다. 문 대통령이 듣고 있다면 오늘부터 시작하는 노동자들의 발돋움을 무시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1000인의 김용균 행진단은 기자회견 뒤 구의역을 출발해 청와대로 행진했다. 오후 4시 경 청와대 앞 신무문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6명이 ‘비정규직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종로경찰서로 연행됐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이들 가운데 한명은 부상을 당해 강북삼성병원으로 호송됐다.

행진단은 청계천 8가 전태일 동상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내가 김용균이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비정규직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대통령께서 공공기관에서라도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 우리 다같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될 때까지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대회를 마친 행진단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김용균 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고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내일(1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오후 2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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