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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지역·노동자 모두 손해 보는 비상식 인수합병”

기사승인 2019.05.20  19: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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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현중 법인분할,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국회토론회…경남 조선소 연합 공기업화, 다시 공개입찰 등 제안

기업재무와 조선산업 전문가들이 현대중공업 법인분할과 대우조선 인수는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를 망칠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조선업종노조연대,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 추혜선‧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 김종훈 민중당 국회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공동으로 5월 20일 국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의 문제점과 대우조선 인수가 조선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 등이 5월 20일 국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문제점과 대우조선 인수가 조선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국회토론회를 열고 있다. 성민규

이날 토론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이 지역경제와 조선산업의 미래보다 정몽준 재벌 일가의 이익과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안에 따르면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은 부채를 떠안는 제작회사로 전락해 껍데기만 남고, 정몽준 일가가 지배하는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익이 넘어가며, 울산에서 지주사 본사를 이전해 울산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토론을 여는 인사말에서 “국제연대를 만들기 위해 국제제조산별노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여는 벨기에 브뤼셀로 금속노조 임원과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이 갔다.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을 알리고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라고 보고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올해 하반기 예정인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심사에 맞춰 원정투쟁을 준비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시도에 맞서겠다”라고 밝혔다.

불공정하고 자의적인 현대중공업 분할 계획

송덕용 회계사는 “현대중공업은 주주총안 안건에서 현대중공업은 분할해도 본사를 울산에 남기겠다고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내용물은 한국조선해양에 담아 서울로 옮길 계획이다”라며 “한국조선해양은 유동자산 중 가장 중요한 현금을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보다 더 많이 가져갈 계획을 내놨다. 현금이 필요 없는 회사가 필요 이상 현금을 가져가는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송덕용 회계사는 “한국조선해양과 최상위 지배회사인 현대중공업 지주는 이익을 직접 가져갈 계획이다. 현중 계열사 사례를 보면 매출액 기준 5%를 브랜드 사용료로 받아갈 수도 있다”라며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떨어져 노동자의 성과급과 하청노동자의 고용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송덕용 회계사가 5월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문제점을 분석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성민규

송덕용 회계사는 “회사는 지방세 감소분에 대해 취득세를 추가로 내기 때문에 괜찮다고 얘기하지만, 취득세는 일회성 세금이다”라며 “과거 현대중공업을 네 개 회사로 쪼개 본사를 울산 밖으로 이전할 때 울산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주주총회 안이 통과하면 울산 처지에서는 큰 손실을 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노동의 관점에서 조선산업을 연구한 연구자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한국 조선산업 규모를 줄여 노동자만 피해를 보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통합하면서 연구 부분을 통합하고 생산 재배치를 했다. 두 회사를 독자적으로 병존시키겠다는 얘기는 말 잔치에 불과했다”라며 “정부가 과거 업황을 기준으로 조선업 생산물량을 줄이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조선업 회복 국면에서 벌일 한국과 중국의 경쟁을 고려해 물량을 유지하는 조선업 정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재원 노동연구원장은 “이번 인수합병이 EU와 일본 등의 결합심사를 통과하려면 생산물량을 줄여 점유율을 줄여야 한다. 결국 다른 나라 조선사들을 위해 한국 조선노동자가 피해를 보는 격이 된다”라고 우려했다.

안재원 연구원장은 “국내 조선산업 경쟁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경상남도가 대우조선을 포함해 경남의 조선소들을 묶어 지역 공기업화해 현대중공업과 경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이 방안이 어려우면 비공개 밀실 입찰이 아닌 공개입찰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노동조합 힘 빼는 불합리한 인수합병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동자들은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자본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현장을 주무르려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한국지엠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의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하는 수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형균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현대중공업은 분할 과정에서 단협 승계에 관한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30년 쌓은 노사 간의 계약관계를 무시하겠다는 셈이다”라며 “회사가 단협 승계를 무기로 단협을 고치자고 얘기하면 노조는 절대 합의할 수 없다. 노사관계가 극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이 5월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법인분할과 신설법인 설립 과정에서 단협 승계 등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할 사항조차 논의 않는 회사의 일방적인 조치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성민규

신태호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정권과 자본은 대우조선의 독자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데, 조선업 현황을 보지 않고 하는 주장이다”라며 “조선업 현황을 고려하지 않고 설비조정과 구조조정이 목적인 인수합병이다. 합리적인 인수합병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5월 22일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에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서울 계동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열고, 30일 주주총회 당일 1박 2일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국제 반대여론을 조직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노동과세계 성민규(금속노조)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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