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 프레스센터 기자회견···“노출 다반사, 감금, 추행 위기 넘기기도”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민주노총울산본부 여성위원회와 함께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노동자들의 호소를 사측과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지부(준)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분회 조합원이 지난 17일 자택에서 착화탄을 피워놓고, 쓰러진 채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자살을 시도한 조합원은 지난 4월 초 안전점검 업무 중 원룸에서 생활하던 남성에게 감금, 추행 위기를 당하고 급히 탈출한 사건을 겪었다. 그 후 2주 동안 휴식을 취하고 돌아와 다시 안전점검업무를 수행했지만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는 게 주변 조합원들의 증언이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민주노총울산본부 여성위원회와 함께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노동자들의 호소를 사측과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울산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스점검 업무를 대행하는 대다수가 여성이며, 고객의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서 수행해야하는 업무 특성상 성희롱과 추행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이 집에 있는 시간에 맞춰 밤 늦게 고객을 방문하는 노동조건 또한 개선돼야 한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분회에 따르면 가스안전 점검원들은 다양한 형태의 위험 속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고 개인별 매월 1,200여건에 달하는 점검 건수가 배정돼 그 중 97%를 완료하지 않으면 임금이 삭감되는 성과제 때문에 야간과 휴일에도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점검원들이 하루 8시간 정상근무를 진행했지만 사측은 태업을 했다며 임금을 삭감하는 탄압을 자행하기도 했다.

성폭력 사건이 처음 일어난 것도 아니다. 2015년 8월경에도 경동도시가스고객서비스센터 여성노동자가 업무 중 고객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추행사건이 발생한 세대의 가해자가 그대로 살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점검을 진행해야하고 심지어 점검원이 바뀌는 시점에 설명이나 주의 고지도 없어 점검원들이 성추행 가해자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점검업무를 진행해왔다. 그 외에도 성범죄자가 혼자 살고 있는 주택이나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발생가능성이 높은 주택도 일체 고지되지 않아 점검 노동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2015년 점검원 성추행사건 후부터 안전점검원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과 재발방지 계획 수립을 촉구해왔다. 울산본부는 가스요금에 포함된 인건비 결정의 책임이 있는 울산시에 안전점검 업무에 대해 2인1조 근무체계를 다시 한번 요구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경동도시가스서비스센터 분회는 안전 점검원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 없이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5월 2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는 민주노총울산본부 여성위원회와 함께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노동자들의 호소를 사측과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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