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 3주기 추모제···28일 광화문 고 김태규 49재 추모제도 예정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가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작년 말 우리는 또 한명의 청년노동자를 네 곁으로 떠나보냈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서 끼여 숨진 김용균 씨. 제주에서 이민호군이, 전주 콜센터에서 홍수현양이, 건설 현장에서 김태규 씨가 너처럼 열심히 일하다 억울하게 목숨 잃어야만 했던 사람들이야. 우리가 김 군이고 우리가 김용균이며 우리가 김태규라는 마음으로 다신 청년노동자 떠나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할 게”

25일 오후 2시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열린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나다’ 스크린도어 참사 3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은 추모 편지를 낭독했다.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가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작년 말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동지의 죽음 후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지만 또 다른 죽음을 막을 법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았다"면서 "불완전한 상태의 노동을 만들어내는 그 어떤 비정규직과 외주화의 흐름을 막아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2017년 제주도 (주)제이크리에이션에서 현장실습 중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상영 씨는 "자식들에게 어른들 말을 잘 들어라, 선생님들 말을 잘 들으라고 가르치고 그 말을 잘 듣게 되면 기계에 목숨을 잃고 물에 빠져 죽는다“면서 ”이런 세상에 아이를 낳으라고 할 권리도 없게 만든 게 우리 같은 어른들이고, 반복되는 산업재해에도 변하지 않는 곳이 딱 하나인데 바로 대한민국 정부 특히 노동부"라고 성토했다.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가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상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산업재해로, 사고로 죽은 이들에게 빚지며 살고 있다”면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공공부문부터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 정부도 책임지게 하고, 청년들의 삶을 우리가 돌보자는 김 군이 남긴 4가지 과제를 위해 산 사람들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신상환 서울메트로 9호선 지부장은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사망한 구의역, 태안화력발전소, 인천철도는 모두 다녀 본 회사인데, 지금도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담보삼아 일한다”면서 “10여 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서울메트로에 입사했지만 이름만 정규직이지, 자회사라는 이름의 용역회사였고 2인 1조는 안 지켜지고, 6600v 감전 사고가 발생하는 현실은 똑같았다"고 지적했다.

고 김용균의 직장 선배인 한국발전기술지부 김용균 대의원은 “용균이의 사고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무분별한 도급”이라면서 “산안법 개정 당시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말했지만 정작 법안은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병범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하위 법령은 결국 우리 당사자인 철도, 지하철, 발전, 조선 등이 다 빠졌다"면서 "정부는 자본의 논리에 맞는 시행령을 시행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추모제 후 김군이 사망한 전철 플랫홈 자리로 이동하여 헌화와 손편지를 적고 있다. ⓒ 노동과세계

추모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구의역 승강장 앞에 헌화를 했다. 추모의 벽 앞에는 ‘천천히 먹어’라는 메시지가 적힌 샌드위치가 놓여있었다.

참가자들은 추모제 후 김군이 사망한 전철 플랫홈 자리로 이동하여 헌화와 손편지를 적고 있다. ⓒ 노동과세계

한편, 구의역 김군 3주기인 28일 저녁 6시 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는 고 김태규 건설 노동자의 49재와 함께 추모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가 구의역 1번 출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날 추모제에는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 몸짓패 '두더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몸짓패 '불량소녀', 양주시립합창단지회의 추모공연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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