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7월 31일 총력투쟁 결의대회 개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레미콘사 불법 직장폐쇄 규탄, 레미콘 노동자 생존권 쟁취! 건설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울산시청 앞에서 전국에서 집결한 5천여 건설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7월 31일 전개했다.

 

울산시청 앞 레미콘 노동자, 왜?

“4백여명을 집단해고 했습니다. 16개 공장이 직장폐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놈이라도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레미콘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라서 노동지청이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노동자로 살아왔는데, 왜 불법적 직장폐쇄하고 임금인상 요구하는데, 길거리로 하루아침에 내몰려야 합니까.”

건설노조 이영철 수석부위원장의 절규였다. 레미콘 노동자들과 전국 건설노동자들은 그래서 울산 레미콘 공장이 아니라 울산시청으로 모였다. 울산시가 울산 레미콘 제조사들과 레미콘 노측간 교섭 자리를 만들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7월 1일, 울산 전체 408명의 레미콘 노동자가 잘렸다. 굶은지 한달이 다 돼 간다. 사측은 미동도 없다. 노동자들은 동지애로, 연대로 간다! 

아스팔트 훈훈하게 만든 동지애

7월 30일 건설 노동 현장에선 두가지 큰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경기도 한 현장에서 고용안정을 요구하면 목수 노동자들이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8일 만에 땅을 밟았다. 또 다른 하나는 울산시청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농성하던 울산 레미콘 노동자 38명이 연행됐다. 건설노조 이영철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자본과 공권력이 노동자들을 고공에 올라가게 하거나 길거리에 내몰더라도, 건설현장을 바꿔 노동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로 가자!

부산건설기계지부는 동조 파업을 결의했다. 부산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이 31일 하루 파업을 전개하며 울산으로 집결한 가운데, 황석주 부산건설기계지부장은 “울산 레미콘 노동자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을 힘주어 밝혔다. 

울산건설기계지부에는 레미콘지회를 포함해 전체 9개 지회가 있다. 굴삭기, 덤프 등 타 기종 조합원들 모두가 이번 레미콘 파업을 위해 일손을 놓았다. 유압크레인 스카이지회 조합원들은 울산시청 주변에 스카이 크레인 현수막을 높게 들었다. '노조탄압 담합 포기하고 5천원 인상 수용하라' '같이 살자 하면 같이 살고, 죽자 하면 같이 죽는다' '울산 레미콘 제조사는 성실 협상에 임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결의대회 장소를 에워쌌다. 펄펄 끓는 아스팔트 바닥은 뜨거웠지만 주변은 깨끗했다. 살수차 동지들이 오전 11시부터 계속 물을 뿌린 덕분이다.

결의대회 도중 투쟁기금도 전달했다.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를 비롯해 건설 및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3천만원에 육박하는 투쟁기금을 보내왔다. 조남순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부지부장은 “수도권 레미콘 노동자들 마음은 여기, 울산에 와 있다.”며 연대의 정을 표한 후,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5천원 인상해도 최저임금이란 말입니다”

한 탕, 두 탕 탕발이 인생, 레미콘 노동자들은 회전당 임대료를 받는다. 현재 4만5천원 받고 있고, 5천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울산 레미콘 노동자들이 한달 60회전을 하니 5천원을 인상해도 300만원 벌이다. 결의대회장에서 만난 울산 레미콘 조합원은 “차량 할부금 내야 하고, 차가 고장 났을 때, 현장을 안 좋은 코스로 다녀 타이어 펑크나고 스프링 부서지고, 그 돈 다 내가 내야 합니다. 5천원 인상해도 각 가정에 보낼 돈이 없다 이 말입니다.”

전국 집중 투쟁 당일 지역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최악의 건설경기에 노조의 운송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올해 울산은 10년 이래 최악의 건설경기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운송사업자들은 1회당 운송도급비 11.1%(5천원 인상)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한 매출과 시멘트와 골재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경영 악화로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3월 8일 조합원 총회에서 운송비 5천원 인상 등 요구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80% 찬성으로 가결 이후 6월부터 한 달 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어떤 근거와 자료도 밝히지 않은 채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 왔다. 지부는 “생산원가에 운송비 1.2% 인상분을 요구한 것이고, 사측은 납품단가 7.5%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인상분은 누굴 위한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16개 제조사 입장 발표와 같이 노조 또한 협상으로 빠른 해결을 희망하고, 오늘 당장이라도 협의 테이블을 열고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달 굶었는데, 두 달 굶으면 어쩌실랍니까.” 

결의대회장 조합원에게 우문을 던졌다. 레미콘 조합원은 단호했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두달이든 석달이든 우리는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 끝까지 갈 겁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16개 레미콘 제조사가 레미콘 협동조합이란 곳에 모여 결론 내린 게 우리를 집단 해고하면 우리가 굴복할 거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들으세요.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습니다.”

결의대회 마지막 순간, 전날 울산시청 농성에서 연행됐던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장과 최영빈 레미콘분회장이 석방돼 자리를 함께 했다. 두 간부는 “다시 시작이다.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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