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으로 노동조합의 권리를 되찾았다“

 

 

▲ 광주본부 동구지부 박두성 지부장(왼쪽)과 이승렬 사무국장

“이번 단체교섭의 목표는 2008년 이전의 단체교섭을 회복하고 노동조합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었다. 잃어버린 단체교섭을 다시 세우고 명문화시키면서 목표를 많이 이뤄냈다.”

광주본부 동구지부(이하 동구지부) 박두성 지부장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진행한 단체교섭을 이렇게 평가했다. 동구지부는 광주본부 산하 지부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단체교섭을 요구한 이후 8차례의 실무교섭을 거치며 기관 측과 교섭을 마무리했다. 잠정합의안은 지난 23일에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75.9%에 찬성 96.9%로 동의를 얻어 8월 중 단체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교섭안은 부서 간담회와 순회 등을 통해 수렴한 조합원들의 요구와 본부와 조합에서 활동한 고참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만들었다.

▲ 동구지부 사무실에서 사측과 실무교섭을 하고 있다.

실무교섭에 직접 참여했던 이승렬 사무국장은 “우리와 사측 실무교섭위원이 각각 4명이었다. 인원이 적다 보니 1차 교섭에서 제시한 194개 안건 중 70개가 바로 수용될 정도로 의견 충돌 없이 빠르게 진행됐다. 사측 교섭위원으로 나온 과장, 국장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도 좋았다. 조합원이 직원이고 직원 복지가 좋아져야 구청장도 직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설득해 단체교섭에서 법으로 안 되는 부분을 구청장의 재량으로 얻어냈다. 실무교섭도 노조 사무실에서 진행했다”며 단체교섭 과정을 설명했다.

박 지부장은 또한 “단체교섭에서 조합원에게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복지를 얻어야 하는데 지부에서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출장비와 당직비는 박근혜 정부 때 시행령으로 묶어버렸다. 법과 시행령이 바뀌지 않는 한 지부가 얻을 수 있는 성과는 한계가 있다. 2007년 단체교섭에서 자녀돌봄휴가 3일을 획득했는데 행안부가 2일만 보장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자녀돌봄휴가는 우리가 처음 제안해서 전국으로 확대된 것이다. 시행령과 지침으로 지부의 성과가 제한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 동구지부 조합원들이 2018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의 찬반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동구지부의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중에는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에 대한 대책도 있다. 실제로 지부는 작년에 보건소장이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갑질’ 내부고발이 접수되어 투쟁을 벌였다. 투쟁 과정에서 박 지부장이 고발도 당했지만 투쟁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보건소장은 징계를 받았다.

박 지부장은 “노조는 ‘갑질’ 제보를 접수하고서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며 대응에 나섰다. 광주본부도 함께 투쟁했다. 징계 수준이 불문경고여서 아쉬웠지만 이후 보건소장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도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갑질과 성희롱에 대한 대책은 조합 표준안에도 있는데 우리 안이 더 발전된 부분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격리하는 데 있다. 이런 일은 보통 같은 부서의 상하관계 사이에서 발생할 때가 많아 신속한 전보인사를 통해 2차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다. 징계는 다음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동구지부는 단체교섭을 통해 ▲노조의 조합원 교육시간 보장 및 상시학습 30시간 인정 ▲신규자 교육 1일 보장 ▲항일독립유적답사팀 신설 ▲전자결재로 불필요한 일 없애기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 ▲지부 간부의 전임 보장 ▲운영위원, 대의원, 조합원의 근무시간 내 자유로운 조합활동 보장 등을 명문화시켰다. 인사위원회도 예전에는 참관만 가능했지만 노조가 인사위원 2인을 추천하고 1명은 당연직으로 참석하게 되어 인사에서 노조의 의견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단체교섭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단체교섭을 준비할 때보다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박 지부장은 “2018 단체교섭으로 전국의 지부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2007년 단체협약과 비교할 때 동구지부는 아직 얻어야 할 것이 많다. 2년 뒤에는 더 치밀하게 준비하고 조합원들과 더 많이 소통해서 교섭승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박 지부장은 “광주는 김주업 위원장님을 비롯해 훌륭한 선배 동지들이 공무원노조의 기반을 잘 닦아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지도부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이충재 전 위원장이 한순간에 우리의 노후를 망가뜨리는 것을 봤다. 그리고 지도부가 일을 잘할 수 있게 전국의 모든 본부와 지부에서 힘이 되어 주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중앙의 결정을 이행하려고 노력했다. 그게 우리 광주의 역사고 동구의 역사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며 힘찬 활동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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