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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수령?‘

기사승인 2019.08.12  19: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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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이주단체들 국가인권위에서 실태조사 발표···고용허가제 15년, 사업주들 제도 ’악용‘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국내에서 1년 이상 일하면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이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출국 후 수령’ 하게 돼 있어 사실상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못 받고 자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인권연대, 이주노동자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등 단체들은 12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10층 배움터에서 ‘이주노동자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를 열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퇴직금 수령 실태조사 발표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우삼열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노동부는 2014년에 시행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가 1년 후 제도 도입 효과가 3.4% 밖에 안 된다며 아무런 실효성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면서 “2018년 귀국 노동자들 실태조사에서 자신의 퇴직금 총액을 제대로 답한 이가 3분의 1에 불과했고, 특히 공항과 항만에서 퇴직금 수령에 필요한 ’출국예정사실확인서‘, ’거래외국환은행지정(변경)신청‘ 등 복잡한 신청 서류들을 작성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원이 실태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국내 체류 이주노동자 712명과 귀국 노동자 77명의 유효 설문조사를 분석한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원은 “65%의 노동자들이 입국 전에 퇴직금을 어떻게 받는지 교육을 안 받았거나 받았어도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면서 “퇴직금 계산을 안다고 답한 이들은 34%에 불과했고, 안다고 해도 단순한 사례를 제시해 퇴직금을 계산하도록 했을 때 정답을 말한 이는 절반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퇴직금을 ’출국만기보험금‘ 명목으로 출국 이후에나 받을 수 있고, 이마저도 퇴직금 전액이 아니며 차액금을 별도로 회사 측에 청구하여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주노동자들 상당수가 자신의 퇴직금 총액을 계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보관중인 출국만기보험금을 받으면 이것이 퇴직금 총액인 줄 알고 그것만 받아서 귀국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출국만기보험금을 받는 절차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이가 13%에 불과했다”면서 “정부는 미등록체류자를 줄이기 위해 퇴직금 출국 후 수령제도를 실시한다고 했지만, 미등록 체류자 발생의 원인은 고치지 않고 엉뚱하게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만 심화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귀환 이주노동자의 출국만기보험 미수령 사례도 나왔다.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우다야 리야 이주노조위원장이 출국만기보험 미수령 사례 관련 의견 발표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지난 5월 6일 귀국하기로 한 K 씨와 B 씨는 모든 사전 신청서류를 준비했으나, 공항 영업점에서 출국만기보험 신청을 마치지 못했다”면서 “5월 6일은 어린이날 대체휴일로 빨간 날이었고, 그것을 이유로 삼성화재와 우리은행이 이날 출국하는 모든 이주노동자의 출국만기보험금을 입금해두지 않아 이날 30여 명이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류지호 의정부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상담팀장은 “한 우즈베키스탄 노동자의 경우 출국 때 계좌 지급이 정지돼 있었는데, 알아보니 노동자가 방 안에 있던 가구들을 정리하면서 스티커 붙일 줄을 몰라 놔두고 온 것 때문에 사업주가 지급 보류를 신청해 일어난 일”이라면서 “출국 전날이나 당일에 사업주들이 지급 보류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일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많다”고 말했다.

어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순천이주민지원센터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솔리나 수녀는 “임금 체불 상담이 많은데, 섬의 특성상 노동력을 못 나가게 하는 수단이 임금체불이고 임금 발생이 안 돼 출국만기보험도 안 내 보장이 안 될 뿐만 아니라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해도 1년에 한 번도 휴가를 못 간다”면서 “어업은 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제력 없는 어가는 고용허가제로 고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필리핀공동체의 카사마코 존스 갈랑씨가 의견발표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필리핀공동체 카사마코 존스 갈랑 씨는 “한 회사에서 15년 동안 일한 5명 필리핀 미등록 이주노동자 중 한 명은 귀국하면서 퇴직금을 요구했는데, 외국인이라고 줄 수 없다고 해서 이주센터 가서 도움받아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부에 진정해 이겼지만 사장이 소송까지 가겠다고 하는 상황이라, 미등록 체류자들이 권리를 찾으려고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처벌받아야 할 사업주는 그냥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다혜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출국만기보험금 지급시기 관련 헌법 및 법률 위반 문제가 2016년 합헌으로 결정났지만, 당시 세 명의 재판관은 외국인근로자와 내국인근로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의견을 냈다”면서 “출국 시까지 출국만기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한 강제저금의 성격을 사실상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제22조 제1항)”고 피력했다.

한편 청중의 한 참가자는 “원래 퇴직금 계산 기준이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으로 변경된 사유가 고용주들이 최저임금 임금계약으로 통일시키면서 보험사 편의를 봐주기 위해 된 것”이라면서 “출국만기보험 제도 변경 당시 새누리당이 노동법 상황을 알면서도 제도를 시행했고, 촛불 정부가 들어서서 개악된 것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우삼열 아산이주센터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박다혜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법리적 문제 관련으로 발표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한 참여자가 노동부 등 정부의 방관을 지적한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노동과세계 강상철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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