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는 하나가 돼서 투쟁하고 싸워야 되지 안 그러면 언제나 밀려나고 우리 권리는 언제나 찾겠습니까. 우리가 투쟁을 해서 하나가 되면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여러분, 하나가 되어서 투쟁해서 이길 수 있는 그 날이 하루속히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투쟁해서 승리합시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이소선 어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난 지 8년이 지났다. 그동안 촛불항쟁이 있었고, 박근혜 정권을 시민과 노동자의 힘으로 끌어 내렸다. 촛불항쟁을 계승하여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는 정권도 들어섰다. 그러나 노동자의 처지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위험한 작업에 내몰려 목숨을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 운동은 많은 노력에서 불구하고 사업장 안의 이해관계에 갇혀 계급적 연대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소선 어머니의 “하나가 되어라”는 절실한 당부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2010년 11월 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10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을 앞에 두고 이소선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소선 어머니께서 2011년 9월 3일에 전태일의 곁으로 가셨으니, 생전에 하신 전국노동자대회 마지막 연설인 셈이다. 아들은 가슴에 묻고 평생 아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와 함께하셨던 이소선 어머니가 노동자들에게 한 마지막 연설은 ‘하나가 되어서 투쟁하라’는 것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로,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노동자 내부의 격차와 균열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어머니는 노동자들이 각자의 이해만 챙기느라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로 반목하여 결국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상황을 가장 걱정했던 것이다.

ⓒ 노동과세계 정종배

전태일재단은 해마다 9월 3일 이소선 어머니 추도식을 개최해 왔다. 전태일재단이 개최하는 추도식은 단지 이소선 어머니를 회고하기 위한 추도식이 아니다. 이소선 어머니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어머니가 그렇게 바랐던 ‘노동자들이 사람대접 받고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다짐을 함께하는 자리다. 올해도 ‘하나가 되어라’는 이소선 어머니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지도부,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가 참석하여 양대 노총과 비정규직, 정규직의 연대를 다짐했다. 특히 올해는 전태일기념관이 문을 열고 <어머니의 꿈 – 하나가 되세요>를 주제로 한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모전과 함께 진행되어 더욱 뜻깊은 추도식이 되었다.

내년은 “근로기준법을 기키라”며 전태일이 산화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전태일의 외침으로부터 노동자들의 각성이 시작되었다고 보면, 내년은 전태일50주기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노동운동이 시작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런 뜻 깊은 2020년을 전태일 정신을 확산하고 나아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전태일재단은 ‘전태일50주기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전태일50주기 운동’은 전태일 정신에 공감하는 단체와 개인 모두가 함께하는 범국민적 사회운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태일50주기 운동’이 차별받고 소외된 노동자와 모든 사람의 삶에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특히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전태일재단 제공

전태일50주기 운동의 하나로 전태일의 삶과 정신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인 <태일이>가 바로 그 영화다.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전태일재단에서는 작년부터 <태일이> 제작비 마련 범국민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모금에 참여하면 앤딩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간다. <태일이>가 전태일의 정신을 알리는 수작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부탁드린다. 

(<태일이>모금 홈페이지 http://www.chuntaeil.org/c/48/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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