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했다. 이주노동자를 조직하려면 관련 법률상담을 배워야지? 얼마나 안일한 사고로 출발한 것인지 강의를 들으면서 첫 번째로 들어온 감정이었다. 그리고 불편했다. 준비되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야 하는 것부터 앞으로 이주노동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 무거웠다. 피할 수 있다면 차라리 비겁해지고 싶었다. (솔직한 마음)

지난 9월 5~6일 충북 증평에서 진행한 이주노동자 상담법률학교는 일정을 넘기는 열정적인 강의와 해주고 싶은 말이 아직 많다는 동지들의 심경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주노동에 대한 이해부터 상담, 조직화를 짧은 시간에 말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정기적으로 마련되는 자리가 아니므로 더욱 그러하였을 것이다.막연했다. 이주노동자를 조직하려면 관련 법률상담을 배워야지? 얼마나 안일한 사고로 출발한 것인지 강의를 들으면서 첫 번째로 들어온 감정이었다. 그리고 불편했다. 준비되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야 하는 것부터 앞으로 이주노동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 무거웠다. 피할 수 있다면 차라리 비겁해지고 싶었다. (솔직한 마음)

대공장-정규직-남성-비정규직-파견노동-작은 사업장-농•어업노동-여성-5인 이하-이주노동-이주여성 등등. 익숙한 말이면서 한계를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작은 사업장일수록 무권리 상태로 일하고 이주노동자는 대부분 작은 사업장에서 일한다. 근로기준법 적용조차 되지 않는 농업•어업•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는 차별과 무권리에 노출되는 빈도와 강도가 집중되는 노동이다. 이주여성노동자 다수가 일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주노동자에게는 고용허가제라는 굴레가 덧씌워져 법이 바뀌지 않으면 같은 싸움을 무한 반복하게 될 것이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출국만기보험(일명, 삼성 퇴직금)이라는 이름으로 임금이 저당 잡혀 있는 등 무수한 부당함과 싸워야 한다. 그래서 고용허가제를 노동허가제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답하다) 누군가의 노동에 무너져 내리면 또 다른 노동은 안전한가? 뛰어넘지 못하면 결국 자본의 먹잇감이 되는 거 아닌가? 우리는 다 같이 싸울 것인가? 정해진 순서대로 목을 내어 주고 기다릴 것인가? 이주노동의 문제로 출발했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우리에게 이주노동의 문제는 특별한 것이 아닌, 노동 안에 당연히 함께 논의되고 투쟁하는 노동이 되어야 한다고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