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호소문..."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총 전 조직의 투쟁"

 

민주노총이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투쟁에 조직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임시 대의원대회 장소를 김천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오는 23일로 예정된 69차 임시 대의원대회 개최 장소를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로 옮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현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대의원대회 장소변경의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이 톨게이트 투쟁에 조직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면서 23일 대의원대회가 열리기 전, 21일에는 민주노총 집중 결의대회를 김천에서 개최한다. 또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대의원들을 향한 호소문을 발표해 대의원대회 성사와 톨게이트 투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김명환 위원장 호소문 전문

 

 

가장 낮의 곳의 노동자에게 가장 높은 승리를!

 

69차 임시대의원대회 사수 민주노총 위원장 호소문

 

문재인 정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정규직 지위확인 대법원판결을 코앞에 두고 급조한 자회사 배치를 거부한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1,500명 전원을 해고한 지도 석 달이 돼 갑니다.

도로공사는 재판참가자 가운데 499명만을 직접고용해 쓰레기 줍고 풀 뽑는 보조 일을 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해고자 1,100여명 역시 1심 또는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판결 취지를 무시하고 재판으로 끝까지 가겠다고 행패를 부립니다. 정부와 공사가 당연히 전원 직접고용될 것이라 믿은 순박한 노동자 등 뒤에 비수를 꽂은 셈입니다.

여름 내내 노숙농성을 벌인 대부분이 여성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김천 도로공사 본사로 달려가 목검 든 구사대와 경찰 강제진압 위협을 이겨내며 당차게 단결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밤이 되면 언제 다치고 끌려나갈지 모르는 옆자리 동료를 한 번 돌아보고 안 오는 잠을 청한다고 합니다. 농성이 길어지며 서로 눈만 마주쳐도 눈물바다가 돼버리지만, 동지들이 외치는 ‘우리가 옳다’는 외침에 ‘우리는 이긴다’로 답하며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공사는 십수 년 저지른 불법에 사과는커녕 돈과 시간을 걸고 재판을 벌이려 하고, 농성장 출입을 막고, 전기를 끊고 우리 동지를 포위하고 있습니다.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은 이제 우리사회 노동권의 마지노선이자, 문재인 정권의 반노동자성을 확인하는 기준입니다. 

민주노총 대의원 동지 여러분. 여성‧비정규직‧장애인‧저임금 노동자가 공권력과 구사대에 둘러싸여 고립된 채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감당 못 할 불의와 폭력에 맞서 몸을 내던져 저항하던 군사독재 시절 빛바랜 필름이 현실로 재현되는 꼴을 두고 볼 수 있습니까.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민주노총 대의원이 있어야 할 장소가 어디겠습니까.

민주노총 대의원 동지 여러분. 톨게이트 노동자의 너무나도 정당한 직접고용 요구와 투쟁에 불법을 저지른 것은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입니다. 우리 대의원들이 선봉에서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총 전 조직의 투쟁임을 선언합시다. 민주노총은 직접고용 쟁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습니다. 

민주노총 대의원 동지 여러분. 23일 김천에서 열릴 임시대의원대회로 빠짐없이 달려와 주십시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우리 노동자가 가장 높은 투쟁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 대의원의 결기를 보여줍시다. 감사합니다.

 

2019년 9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