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화물연대 소속 OB맥주 사내하청 노동자 '생존권 결의대회' 공동집회

11월 4일 진행된 오비맥주 하청업체 노동자 생존권 결의대회.

"사내하청 노동자 최저생계비, 원청 오비맥주가 직접 책임져라!"

화섬식품노조 OB맥주 사내하청 2개 지회(청주, 광주)와 화물연대 오비맥주지회 등이 4일 오전, 강남 오비맥주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양 노조는 결의문에서 "1차 하청업체, 2차 하청업체와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상시적인 고용불안"이 있다고 전했다.

오비맥주 계약 구조는 '오비맥주-1차 계약(CJ 등)-2차 계약(중소협력사)'로 이뤄진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은 모두 2차 중소협력사 소속이다. 2차 운송사들과 계약하는 화물연대 조합원은 1차 업체와 2차 업체와의 계약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특히 지게차를 다루는 화섬식품노조의 조합원들은 1개월 단위 초단기 계약을 맺는다. 김동규 (청주)지회장은 "한 달 단위로 계약을 하면서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말을 하는 등 상시적인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2019년 판매량이 급감해 셧다운과 물류분배 문제가 발생했다"며 "9월부터 현재까지 한달에 10일 정도밖에 일을 하지 못해 생계비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2011년 이후 지금까지 맥주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카스지만, 올해 들어 경쟁사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량이 줄어 특히 지방에 위치한 청주·광주공장이 열흘 가까이 셧다운(공장 가동이 멈춤)하는 등 많은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셧다운으로 일하는 날이 줄어 급여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노조는 이천 공장에 몰리는 물량을 청주·광주 공장으로 적절히 분배하면 셧다운 없이도 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 대부분이 이천·청주·광주공장 소속으로 지게차를 다루거나 화물차를 운전하고 있다.

노조는 "오비맥주는 외국계 자본인 AB인베브가 주인"이라며 "2015년 이후 현재까지 1조 이상의 수익을 냈고 오비맥주를 통해 2019년에만 수입 맥주 500억 원어치 이상 들여와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AB인베브는 전세계 50개국 이상에서 2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한 세계 최대 글로벌 맥주회사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카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하청노동자들의 삶을 파탄내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를 전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대하여 총파업을 포함한 끝장 투쟁을 할 수밖에 없고, 모든 책임은 오비맥주가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면담을 요구하며 오전부터 오후까지 내내 집회를 이어가던 양 노조는, 17시경 1차 하청업체인 CJ와 면담을 가졌다. 노조는 '별도의 계약 작성 없으면 자동연장', '고용보장, 공장별 생산량 분배 문제 노력하겠다'는 구두약속을 받고 정리했다.

면담결과에 대해 한 노조 관계자는 "결국 형식적인 답변만 들었다"며 "이후 회사의 반응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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