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대병원 사태해결을 위한 부산시민사회 기자회견 열려

▲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및 단식농성 사태 해결을 위한 부산지역 시민사회 기자회견.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회의하는데 시끄럽게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깡패 집단이야?"

38일간의 천막농성, 30일의 단식, 4번의 경고 파업을 거쳐 현재 무기한 파업 18일째, 단식 농성 4일째인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병원장 면담을 요청한 부산 시민사회 대표자들을 향한 부산대병원 측의 도발은 거침이 없었다.

병원장이 회의 중이라 의중을 묻겠다며 회의실로 들어간 병원 측 관계자는 열려 있던 회의실 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원래 잠겨 있었다"라며 시치미를 뗐다. 몰래 영상을 찍다가 들킨 병원 측 관계자에게 시민사회 대표자들이 항의하자 병원 측은 경찰을 불렀다. 노동조합에서 붙여 놓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을 지켜라'는 손팻말을 시민사회 대표자들 앞에서 보란 듯이 떼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이정주 부산대병원장은 회의실과 붙어 있는 병원장실로 이동한 뒤 뒷문을 통해 줄행랑쳤다.

12월 27일 오전 10시 부산 시민사회는 무기한 파업 18일째, 단식 농성 4일째를 맞은 부산대병원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병륜 부산대 민주동문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학교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이정주 병원장과 동문이라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다"라며 "부산대병원은 1956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은 병원이다. 이런 공공병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밥을 굶고 삭발하며 투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오늘은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상임 대표 자격으로 왔다. 급하게 조직한 기자회견이라 많이 못왔지만 더 많은 분들이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라고 인사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회견 후 병원장 면담을 요청할 예정인데 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 핑계만 대던 이정주 병원장이 오늘은 어떤 핑계를 댈지 궁금하다"라면서 "부산대병원의 명예를 찾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찾는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부산대병원 본관 10층에 있는 병원장실로 향하는 시민사회 대표자들에게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큰 박수로 응원했다. 이정주 병원장은 줄행랑 쳤고 김재하 본부장은 병원장실 앞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 단식 4일째를 맞은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부산대 병원장은 약속을 지켜라" 손팻말을 들고 발언 중인 김재하 본부장.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기자회견 후 병원장실로 향하는 시민사회 대표자들에게 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병원장실이 있는 10층 복도에서 농성 중인 부산대지부 조합원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회의 중이라며 들어갈 수 없다고 막는 병원측 관계자에게 전위봉 부산민중연대 사무처장이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병원장에게 물어 보겠다며 들어가더니 열려 있던 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나왔다.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굳게 닫힌 회의실 앞에서 면담을 요청하는 조합원들과 부산 시민사회. ⓒ 노동과세계 이윤경 (부산본부)
▲ 결국 이정주 병원장은 뒷문으로 줄행랑 쳤고 김재하 본부장은 병원장실 앞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민중연대

 

[기자회견문]

이정주 병원장은 노동자들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공공 의료기관의 병원장으로서 책무를 다하라!

국립대 병원인 부산대병원의 비정규지기 노동자들이 직고용 문제로 다시금 파업과 단식 삭발을 비롯한 투쟁에 돌입했다.

지역의 주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부산시민들의 의료를 담당하는 큰 책무를 지닌 부산대 병원의 노동자들을 단식 삭발로 내몬 현 사태에 대해 이정주 병원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립대 병원인 부산대병원은 2017년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1단계 사업장이다. 1단계 사업장의 직접고용 전환 시기는 민간업체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그에 따라 이미 지난 2017년 계약이 만료 때 직적고용 전환을 했어야 하나 그 뒤 수차례 계약을 연장해가며 직접고용을 미뤄오며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연말 추운 겨울 결국 노동자들이 삭발에 단식까지 하며 추운 병원 바닥에 나앉게 하였다.

지난여름 정재범과 손상량 두 노동자들의 긴 단식 농성투쟁이 있었다. 당시 이정주 부산대 병원장은 성실하게 노동자들과 협상에 임하겠다 그리고 서울대 병원 사례를 봐가면서 직접고용을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그 약속을 철석같이 노동자들은 믿었고 부산지역 시민사회도 믿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핑계를 대던 이정주 병원장은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합의가 이뤄지자 지방대는 서울대와 상황이 다르다며 다른 지방대 핑계로 삼다 다른 지방대가 직접고용 합의하고 궁지에 몰리자 의사들의 투표로 직접고용 여부 결정하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고용 문제에 애꿎은 의사들을 엮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려 하는 것인가! 이정주 병원장은 정부 방침마저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직접고용을 미룬 댓가로 쏟아지는 비난들을 의사들을 내세워 피하려하는 기만적인 의사 투표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지난기간 본인이 이야기해온 약속들을 지켜야한다.

지금이라도 부산대 이정주 병원장은 지역이 대표적인 공공병원의 원장 답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길로 나서야 한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생명 안전 업무를 직접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부산대 병원은 부산시민의 생명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이다. 부산대 병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함으로서 공공 병원의 병원장 답게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2019. 12. 27.
기자회견 공동주최 45개 단체

(겨레의길 민족광장 / 평화통일센터 하나 / 민중당 부산시당 / 부산여성회 / 학비노조 부산지부 / 국민연금노동조합 부산울산지회 /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 나눔수레 / 부산예수살기 / 부산민예총 / 서부산민주단체협의회 / 사하여성회 / 부산학부모연대사하지회 / 희망세상 / 자주평화친선 한의사연대 동백 / 열린포럼 / 부산희망나눔 / 사상구민주단체협의회 / 영도구민주단체협의회 / 노동자연대부산지회 / 부산경남주권연대 / 부산여성단체연합 /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부 / 산지회 /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 /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 포럼 지식공감 / 민중당 부산시당 / 부산겨레하나 / 사회변혁노동자당 부산시당 / 부산참여연대 / 부산환경운동연합 / 부산에너지정의행동 / 시민주권포럼 / 부산을바꾸는시민의힘 민들레 / 범민련 부산연합 / 전교조 부산지부 / 부산지역대학민주동문회연석회의(경성대,동아대,동의대,부경대,부산대,부산외대,인제대,육지희정신계승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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