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사망 39일…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메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故 문중원 열사가 한국마사회의 갑질과 비리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9일째가 됐다.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오전 유가족과 함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옆 시민분향소에서 청와대까지 상여를 메고 행진을 했다. 이들은 "공기업 한국마사회의 연이은 죽음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가 나서 사태해결과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행진에 앞서 故 문중원 열사 부친 문군옥 씨는 "몇 차례나 김낙순 회장을 만나려 했으나 모두 문전박대를 당하고 심지어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며 "공기업인 마사회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마사회가 공공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소속 노동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마사회는 그러지 않았다"라면서 "마사회는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사행산업인 경마를 말산업 육성과 국민복지 증진, 여가선용이란 이름으로 버젓이 공공기관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소속 기수들은 모두 외주화된 상황이며 선진경마란 명목으로 기수 간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고 있다. 경마기수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기승료로 임금을 받는다. 성적에 따라 임금의 차이가 발생해 마사회 임원의 갑질과 부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故 문중원 열사가 일했던 부산경남경마공원은 2005년 개장했다. 이후 14년 동안 7명의 경마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공운수노조는 "2017년 박경근 열사와 이현준 열사 투쟁 과정에서도 마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자결에도 한국마사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고, 2018년 회장으로 취임한 김낙순 회장은 유가족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이다.

지난 12월 21일 레츠런파크 서울에서 유가족이 김낙순 회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故 문중원 열사 부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27일 대책위가 정부서울청사 옆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故 문중원 열사 시신을 안치하는 과정에서도 경찰과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지난 4일에도 대책위가 레츠런파크에서 김낙순 회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약식 집회에서 최준식 위원장은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서 故 김용균 노동자가 외쳤던 문제가 故 문중원 열사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며 "공공기관이 이렇게 운영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故 문중원 열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고 문중원 열사의 유가족을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메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고 문중원 열사의 상여가 청와대로 향하며서 아내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상여쪽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고 문중원 열사의 아내가 상여가 청와대로 떠난 후 고인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운구차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메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메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고 문중원 열사의 아버지가 상여에 달린 아들 영정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메고 청와대까지 행진한 가운데 청와대 100m 앞도 가지 못하고 경찰에 막혔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가 고인의 상여를 내려놓고 청와대를 향해 "더이상 죽이지 마라,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고 문중원 열사 빈소 앞에서 극락왕생 발원 기도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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