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추모문화제 열려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추모문화제가 광화문 세종로공원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매서운 바람도 동지를 위한 연대의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문중원열사 시민대책위가 14일 저녁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문중원 열사 추모문화제를 열고 "문중원 열사가 다 가지 못한 길을 함께 걷겠다"는 결의를 보탰다.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과 전국공무원노조, 화학섬유연맹,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민주일반연맹 조합원을 비롯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1백여 명이 함께 했다. 

정병욱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문중원 열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마사회는 '기수는 우리 근로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상벌위원회를 꾸려 기수를 관리하고 기수와 조교사 또한 마사회 양식에 의해 계약을 맺는다"라며 "마사회는 기수들이 노동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시민대책위가 요구하는 진상규명을 위해 애써야 한다"고 발언했다. 

오준식 문중원 열사 장인은 "마사회는 힘없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를 억압하고 있다. 마사회의 속을 들여다보니 로마 시절 노예제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사위가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됐다"며 "중원이가 남긴 유서대로 비리와 갑질, 부조리를 내려놓지 않는 마사회가 바뀔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사회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랑하는 가족을 버릴 수밖에 없었는지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며 "훗날 아이들에게 아빠가 '대한민국 노동자 문중원 열사'로 기억될 수 있게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가수 문진오 씨가 추모문화제에 힘을 보탰다. 문진오 씨는 "더 이상 꽃 같은 젊은이들이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구조 속에서 희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문중원 열사의 염원을 우리가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노래 '꽃'과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불렀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대표 역시 "문중원 열사가 쓴 유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던 손과 아이들의 선물을 보냈던 손 사이에 그의 꿈이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며 "그 손을 잡지 못한 대신 여기 모인 많은 이들의 손을 잡고 문중원 열사가 살고자 했던 삶의 공간을 함께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문화제에 앞서 서울 세종로공원에서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해고노동자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14일로 해고 198일째를 맞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은 투쟁문화제가 끝난 후 매일 저녁 문중원 열사 추모문화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은주 문중원 열사 부인은 이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톨게이트 투쟁문화제에 참석해 "남편이 세상을 등지고 나서야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죽음과 해고가 있었는지 깨달았다"면서 "남편이 서울에 올라와 있는 동안 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함께 힘을 보태줘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의 힘을 받아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또한 여는 발언으로 "우리는 이길 때까지 투쟁하니까 지지 않는다"며 "스스로 마음을 다지고 동지들과 힘을 모아 내일도 잘 싸우기 위해 결의를 다지자"고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모두에게 마음을 건넸다.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추모문화제가 광화문 세종로공원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추모문화제가 광화문 세종로공원 시민분향소 앞에서 열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 장인 오준식 씨가 추모발언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추모문화제를 마친 분향소에 후 헌화를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 부인 오은주 씨가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의 시신이 서울로 올라온지 19일째, 고인의 헛상여를 메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문중원 열사의 시신이 서울로 올라온지 19일째, 고인의 헛상여를 메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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