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청와대 앞 단식 기자회견…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 중단하라"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톨게이트 노조는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해고자 전원 직접고용할 것"을 한국도로공사에 요구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200일 넘는 투쟁 끝에 곡기를 끊기로 했다. 청와대 투쟁, 캐노피 투쟁, 점거 농성, 노숙 농성, 천막 농성, 집회와 행진, 오체투지까지… 해보지 않은 것 없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해고노동자들이 결국 단식에 돌입했다.

도명화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장과 유경근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지회장은 17일 오전 11시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단식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해고자 전원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했다.

도명화 지부장은 "더는 교섭에 매달리거나 도로공사가 해결해줄 거란 기대를 하는 투쟁이 아니다. 오롯이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고 마무리 짓는 투쟁을 하기 위해 단식을 결정했다"고 단식투쟁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도 지부장은 "정부와 도로공사가 아무리 톨게이트 조합원을 갈라치고 해체하려 해도 동지들과 똘똘 뭉쳐 이기는 투쟁으로 이 투쟁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잘못된 것, 틀린 것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와 도로공사는 적폐 대상이다. 그 사실을 공공연하게 알리고 바로잡는 투쟁의 선봉에 서서 우리의 분노와 고통을 도로공사에 반드시 되갚아줄 것"이라고 소리높여 말했다.

유창근 지회장은 "도로공사 입장만 대변하는 문재인 정부가 과연 노동존중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정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우리가 단식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건 정부와 도로공사가 노동자를 가르고 법적 근거도 없는 잘못된 비정규직 정책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규탄했다. 

유 지회장은 "지난해 7월 1일 해고된 후 투쟁과 농성, 오체투지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는 우리의 목숨과 몸을 걸고 단식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식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동지들과 함께하겠다"면서 "추석을 지나 이번 설날 역시 집에 가지 못하더라도 함께 투쟁으로 승리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연대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만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라면서 "그러나 그 말대로라면 도명화 지부장과 유창근 지회장이 오늘 이 자리에서 단식에 돌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한 바 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대통령이 말한 노동존중 사회의 노동은 누구의 노동인가"라고 되물으며 "정부가 직접 책임질 수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인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해고노동자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두 대표자가 단식에 돌입하자마자 도로공사가 발표한 보도자료가 논란이 됐다. 도로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에 계류 중인 2015년 이후 입사 요금수납원 1,500명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근로계약 유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에 있던 톨게이트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도로공사와의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거부한 '해체조건부 직접고용' 계획을 발표한 까닭이다. 노조는 처음부터 조건부 직접고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조합원은 "도로공사는 법원 판결 등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걸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단식 기자회견을 하니 먼저 앞서 선수 치는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톨게이트 노조는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해고자 전원 직접고용할 것"을 한국도로공사에 요구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톨게이트 노조는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해고자 전원 직접고용할 것"을 한국도로공사에 요구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기자회견 후 유창근 지회장은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소속 조합원들과 손을 잡고 투쟁을 다짐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톨게이트 노조가 단식농성을 시작할 즈음 한국도로공사는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2015년 이후 입사자를 해체조건부 직접고용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배포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도명화, 유창근 톨게이트 노조 대표자들이 17일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톨게이트 노조는 "2015년 전후 입사자 갈라치기를 중단하고 해고자 전원 직접고용할 것"을 한국도로공사에 요구했다. ⓒ 노동과세계 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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