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은 살인이다! 건설노조, 삼성 건설현장 체불 해결 촉구 기자회견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 삼성 본사 앞에서 '삼성 건설현장 체불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건설노조

또 체불이다. 명절을 앞두고 건설노동자들은 매번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빈털터리로 명절을 보내며 눈물을 흘린다. 이번에는 경기도 평택 고덕지구의 삼성 현장에서 건설기계장비 노동자들이 약 5억 원에 임금이 체불된 채로 설 명절을 맞이할 지경이다. 해당 체불 임금은 지난해 여름의 임금임에도 해가 넘어가도록 지급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이영철)은 22일 서울 삼성 본사 앞에서 ‘삼성 건설현장 체불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고소작업장비인 스카이크레인 위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하면서 시작된 기자회견에는 체불 당사자들과 건설기계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건설노조 이영철 수석부위원장(건설기계분과위원장)은 “현장의 건설기계장비 노동자들은 삼성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했음에도 그들은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명절 전까지 체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 측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건설노동자들은 삼성을 향해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당현장의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건설기계지부 변문수 지부장은 “지난해 여름 체불이 발생하고 두 달을 더 기다렸다. 하청업체인 스틸라이프가 기다려달라고 해 기다렸지만 먹튀를 했다”며 분노했다. 변 지부장은 “하청업체가 공사포기 각서를 썼음에도 원청인 삼성에서는 체불 당사자들에게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보증보험에 청구해 받을 수도 있었음에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며 삼성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건설사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체불되면 도덕적으로 접근해서라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만 삼성은 그런 사례가 없다며 임원들이 불허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현장에서 임금이 체불된 충남건설기계지부 최수일 조합원은 삼성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면 성토했다. 최수일 조합원은 “삼성이 모든 지시를 했다. 삼성이 하청에 야간작업을 지시했고, 그것도 부족하면 24시간 철야작업을 지시했다. 우리는 삼성을 믿고 일했지만, 삼성은 하청업체에 모든 책임을 미루고만 있다”며 삼성이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건설기계 지급보증제도라는 좋은 법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삼성은 그 법을 따르지도 않고 지휘 감독을 하지도 않았다. 체불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가. 삼성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임금이 체불된 노동자들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책임자를 만나고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막아섰다. 건설노조는 ‘체불은 살인이다!’고 외치며 임금 체불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 삼성 본사 앞에서 '삼성 건설현장 체불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건설노조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 삼성 본사 앞에서 '삼성 건설현장 체불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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