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 열어
특수고용·작은사업장·비정규직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 대책 요구 이어져

“코로나19로 식당 손님이 줄자 그만두라고 합니다. 당일 통보를 받았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인 주차장에서 일한다.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된다며 기간을 정해주지도 않고 종식될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회사에서 문자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통보했습니다. 회사는 고용유지지원금 받는 거로 아는데, 그러면 휴업수당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민주노총이 1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생계가 절박한 상태에 놓였음이 드러났음을 밝혔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생계가 절박한 상태에 놓였음이 드러났음을 밝혔다. ⓒ 송승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생계가 절박한 상태에 놓였음이 드러났다.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 미조직전략조직실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밝힌 바에 따르면 전국 16개 지역본부 상담센터가 지난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노동상담 전화(1577-2260)과 구글 독스로 받은 노동상담 673건 중 코로나19 관련 상담 건수 153건을 분석한 결과, 특히 5인 미만 작은사업장과 영세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장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다수의 영세노동자가 권고사직이나 해고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조 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무급휴직과 권고사직, 정리해고가 창궐하고 있다. 자본은 해고를 이용해 한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로부터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방역 최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노동자를 정리해고 한다. 그야말로 해고의 창궐”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사회 자본의 민낯과 정부의 허술한 정책이 노동자를 희생으로 몰고 있다. 기반이 약하고 어려운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살아남아도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할 것이 뻔하다. 이 상황이 지나면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더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노동자 해고를 막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고용이 보장돼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은 어렵고 힘든 노동자의 손을 함께 잡고, 해고를 막고 고용을 유지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포함되지 못한 특수고용노동자, 취약계층노동자,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한 노력과 투쟁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피해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업이 전체의 21.6%, 제조업이 19.6%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민주노총 상담기관 특성상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기관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을 제외한 업종의 상담 빈도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음식서비스업종에서 심각성이 높게 나타났고 운수창고, 도매 및 소매업 등 관련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음이 나타났다.

상담유형은 무급휴직이 1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휴업수당이 16.6%로 뒤를 이었다. 무급휴직은 15일 이상 무급으로 쉬는 경우로, 14일 이내 휴가는 무급휴가로 판단해 나눠 분석한 결과다. 해고/권고사직(14.2%), 휴업통보(8.9%), 무급휴가(7.0%), 연차강요(5.6%)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담유형별로는 무급휴직이 19.5%, 휴업수당 문의가 16.6%, 해고/권고사직이 14.2%, 휴업통보가 8.9%로 나타났다. 이를 기간별로 나눠 살펴보면 2월에는 무급휴직이 28.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3월 초~15일까지는 무급휴직이 18.1%로 줄어든 대신 휴업통보(14.7%) 상담이 가장 높았다. 이후 3월 말까지 상담사례 중에는 해고/권고사직이 2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정우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하청노동자, 불안정고용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제도적으로 어렵다면 그를 완화하는 방법을 찾고 피해를 받는 당사자 중심으로 제도 설계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점남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은 “사측은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체불임금 소송을 낸 것 때문에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지원금은 소송과 별개인 문제다. 사측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불합리적이고 부당한 방법으로 노동자 말살하는 회사로부터 노동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는 재정적인 지원 마련하고 인천과 공항 주변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무기한 무급휴직 등의 고용관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고 현장 특별감독 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주환 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위험한 상황임에도 생계 위기에 내몰린 데다 택배노동자의 경우엔 일이 너무 많아 과로사하는 실정”이라며 “특수고용노동자 사이에서는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돼 자가격리되면 긴급 생계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냐’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사회안전망 구축,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은 “1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주얼리사업장에서 일을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해고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위장폐업도 많다”라며 “일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사측의 폐업을 막아냈다”라며 노동조합 가입으로 노동자가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19 거점병원에서 노동자의 피해사례도 밝혀졌다. 이화자 공공운수노조 동산의료원분회 조합원은 “코로나19로 사태가 악화되자 휴직을 받았다. 그런데 보름 뒤 문자로 해고장이 오더라. 10년, 20년 일한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내몰린 상황”이라며 “10년 전 해고됐을 때 2년간 투쟁하며 지켜낸 직장이다. 정년까지 마음 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느닷없는 일을 맞았다. 정부의 책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6일부터 ‘해고막는 노동백신, 민주노총’이란 이름으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 제보/상담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4월 중 ‘해고막는 노동백신, 노동조합’ 캠페인을 진행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지원과 노동조합 가입을 전국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무엇보다 노동자 해고를 막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고용이 보장돼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은 어렵고 힘든 노동자의 손을 함께 잡고, 해고를 막고 고용을 유지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포함되지 못한 특수고용노동자, 취약계층노동자,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한 노력과 투쟁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승현 기자
김명환 위원장은 “무엇보다 노동자 해고를 막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고용이 보장돼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은 어렵고 힘든 노동자의 손을 함께 잡고, 해고를 막고 고용을 유지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포함되지 못한 특수고용노동자, 취약계층노동자,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한 노력과 투쟁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승현 기자
최정우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하청노동자, 불안정고용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제도적으로 어렵다면 그를 완화하는 방법을 찾고 피해를 받는 당사자 중심으로 제도 설계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송승현 기자
최정우 미조직전략조직실장은 “하청노동자, 불안정고용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모두가 고통을 받고 있다”라며 “제도적으로 어렵다면 그를 완화하는 방법을 찾고 피해를 받는 당사자 중심으로 제도 설계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송승현 기자
김점남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점남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주환 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주환 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정봉 금속노조 종로주얼리분회 분회장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화자 공공운수노조 동산의료원분회 조합원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이화자 공공운수노조 동산의료원분회 조합원이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생계가 절박한 상태에 놓였음이 드러났음을 밝혔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1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서 ‘코로나19 노동자 피해상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생계가 절박한 상태에 놓였음이 드러났음을 밝혔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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