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불법 수수료 요구에 단호히 대응
화물연대 울산지부 강남지회 컨테이너분회의 파업이 소속 지회인 강남지회 총파업으로 확대된 10일, 상하차비 명목으로 운임을 갈취하던 한 운송사가 화물연대와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분회의 사업장은 금호석유화학과 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D사이다. 현재 화물연대 투쟁사업단까지 합류하여 고강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컨테이너분회는 지난 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물량이 제법 많은 D사 등 운송사가 안전운임제를 위반하는 수수료(컨테이너 상하차비용을 개당 2만원)를 공제하고 있었다. 월 평균 삼천 여 개의 컨테이너가 금호석유화학을 출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월 육천 만원, 연간 칠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분회가 안전운임제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자 D사는 배차보복 등으로 물량을 조정했다.
한 분회 조합원은 "그동안 차주 몫을 착취해오다가 안전운임제 때문에 토해내야 하니깐 회사 망한다고 살려달라고 엄살을 부려."라고 했다. 화물노동자의 돈으로 벤츠까지 타고 다니는 사장에 대한 분노만 커진다고 토로했다.
홍종후 울산지부 지부장과 투쟁사업단은 D사와 교섭을 이어가면서 사측이 안전운임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여 제도를 설명하면서 진행했다고 전했다. 지부는 D사와 대화로 사태를 풀어가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동시에 금호석유화학 컨테이너 출입을 저지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D사는 현재 울산 경찰의 협조 아래 차량 출입을 했다. 경찰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가 비상 상황을 이유로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하여 문제를 야기했다. 9일의 경우 출입을 저지하려는 울산지부 소속 한 조합원이 경찰 과잉 대응으로 상해를 입어 응급실로 후송됐다. 투쟁사업단에 합류 중인 포항지부 간부는 "경찰이 D사와 짜고 치는 게 분명하다."며 경찰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8일엔 조합원의 배우자인 여성에게 남성 경찰들이 사지를 들어 옮기는 등 성폭력 논란이 일었다. 신체 접촉의 위험성을 인지한 경찰 지휘관은 ‘손과 발은 잡지 마’라고 지휘하는 등 행정력 발동에 관한 권리 최소침해원칙마저 무시했다. (최소침해원칙은 행정력 발동에 있어 권리를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과잉 대응 금지 원칙의 내용)
김정한 화물연대본부장은 악화되고 있는 현장 문제에 대해 조중혁 울산 남부경찰서 서장과 면담을 가졌다. 김 본부장은 “사측의 일방적 주장만 들으며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불법을 일삼는 업체를 비호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조 서장은 ”코로나로 세계가 비상사태이다. 이렇게 차량 출입을 막으면 안 된다. 경찰은 상식 수준으로 대응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울산지부와 투쟁사업단은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사수와 안전운임제 안착을 위해 인내하며 교섭을 지속해 왔다. 업체와 경찰의 대응이 달라지지 않아 고강도 투쟁에 임할 것임을 경고했다. 결국 사측은 합의서 서명을 하게 된 것이다. 합의 내용은 '안전운임제를 준수하여 제도에 반하는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으며 그간 미지급된 운임 전액을 돌려준다' 등 화물연대의 요구 사항 지키겠다는 것이다.
홍 지부장은 “값진 승리이지만 아직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강남지회 총파업으로 투쟁의 수위를 높여 나머지 운송사들과도 교섭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본부는 전남 광양에 이어 울산에서도 희소식을 전하게 됐다. 안전운임제 무력화 시도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미온적 대처로 화물연대가 나서지 않을 수 없다. 본부는 18년의 숙원인 안전운임제 시행 첫 해인만큼 제도 안정과 확대를 위해서 투쟁사업단을 통해 전국 규모의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단은 화물연대본부 임원과 16개 지부 간부 등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차후 국내에서 물동량이 제일 많은 부산지역의 문제 운송사 투쟁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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