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 2020 세계 노동절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 열어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거리두기 차원 공동행동 진행, 온라인 생중계

민주노총이 5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3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시기 해고금지와 생계소득보장,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포함한 사회안전망 쟁취를 위한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5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3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시기 해고금지와 생계소득보장,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포함한 사회안전망 쟁취를 위한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 변백선 기자

5월 1일, 노동절을 맞았다. 노동절은 1886년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헤이마켓 사건이 계기가 됐다. 1890년 첫 노동절 대회를 열었고 올해로 130주년이 됐다.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고 안정된 삶을 도모한다.’ 노동절의 의의다.

민주노총은 130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 구호를 ‘May Day, Mayday!’로 정했다. 노동절을 뜻하는 ‘May Day’와 구조신호를 뜻하는 ‘Mayday’를 붙였다. “노동자, 노동자를 구하라!”라는 뜻이다.

한익스프레스 화재… 아직은 너무 먼 ‘안정된 삶’

우리 현실에 ‘안정된 삶’은 아직인 듯 하다. 2020년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뒤에야 특수고용노동자 등 비정규직노동자의 열악한 현실과 벼랑 끝 절박함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방역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한 보건의료노동자와 공공부문, 공무원노동자의 지친 한숨을 어떻게 달랠 지도 막막하다.

노동절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29일에는 경기 이천시 소재 한익스프레스 소유 물류창고 신축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노동절 아침까지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친 참사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전기‧도장‧설비 등 하청업체 일용직노동자였다.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은 불과 참사 일주일 전 ‘4·22 노동자 건강권 쟁취 공동행동’을 열어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참사가 일어난 건물은 화재, 폭발 위험성으로 지난 2년에 걸쳐 모두 6차례 안전당국의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30일 성명을 통해 “2008년 1월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이천 냉동창고 사고와 쌍둥이처럼 똑같다. 지난 사고 이후 강화되었다던 유해위험 방지계획서 등에 사고위험이 지적되었지만 철저히 무시되었고, 결국 노동자들은 떼죽음을 당했다”라면서 “민주노총은 이 죽음이 헛된 희생이 되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을 더욱 가열차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절 기념 기자회견… ‘2020 세계 노동절 민주노총 선언’ 발표

민주노총은 노동절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해고금지, 생계소득 보장, 사회안전망 쟁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2020 메이데이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은 ‘전태일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노동자에게 드리는 편지’ 낭독으로 격려사를 보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노동자가 죽었을 때 그 유품 혹은 기억 속에 꼭 컵라면이 존재했다. 구의역 김군과 故 김용균 동지는 물론 이번 한익스프레스 화재로 사망한 노동자들도 컵라면에 찬밥 말아먹고 일을 했다고 한다”라며 “같은 사고가 있었던 12년 전에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또다시 ‘유감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현실을 맞았다. 10년 뒤 우리 앞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이번 한익스프레스 화재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다. 한 사업장에 몰린 9개 하청업체 노동자가 일하다 숨진 산업재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세계 노동절 130주년을 맞았다.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이 위기의 고통 한가운데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라며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전국 노동자들과 늘 함께하겠다”라는 연대사를 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단결, 투쟁의 의미를 담아 붉은 머리띠를 머리에 묶는 상징의식을 폈다. 이어 김명환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항공사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고의 칼날을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희생의 맨 앞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으로 사측의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틀 전 한익스프레스 화재를 언급하며 “사망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가장 빠른 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황망한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중경상을 입은 노동자의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민주노총은 사회적 교섭을 통한 해결과 사회적 연대에 집중하면서 전 사회적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이어야 한다. 2,500만 노동자와 전 국민의 힘과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메이데이 130주년 오늘을 기점으로 ‘사각지대 제로시대’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불평등·양극화가 없는 새로운 세상을 주도해 나갈 것, 비정규직과 미조직노동자, 사회적 약자를 포괄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또 “계급연대, 사회연대를 실천 가치로 재정립하고 ‘명실상부한 2,500만 노동자의 대표 조직’으로 굳건히 우뚝 설 것을 당당히 선언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참가자들은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가맹조직·지역본부와 함께하는 공동행동 펼쳐

올해 노동절 대회는 별도의 집회 대신 전국 15개 거점 공동행동으로 대체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거리두기 차원이다. 민주노총과 서울·경기본부 등 150여 명의 조합원들은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출발해 종로 조계사로 이어지는 행진을 했다. 행진 대오는 2m 간격을 준수했다.

가맹 조직 또한 롯데백화점(서비스연맹), 국회 앞(보건의료노조), 서울역 서부역(공공운수노조), 전태일다리(화학섬유연맹·금속노조(1시)), 다시세운광장(민주일반연맹), 대법원 앞(전교조(12시)) 등에서 공동행동을 펼쳤다.

지역본부도 가세했다. 충북본부(청주체육관 및 상당공원)와 대전본부(대전시청 앞), 세종충남본부(천안터미널), 부산본부(부산중앙대로), 강원본부(춘천시청), 제주본부(제주도청)도 오후 2시 결의대회와 노동자 행진, 노동절 거리 만들기 등 공동행동에 함께했다.

노동절 당일 공동행동에 함께하지 못한 가맹조직과 지역본부는 4월 28~29일 각 지역에서 자전거 행진, 결의대회,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 사전 진행된 가맹·지역본부 노동절 대회는 민주노총 노동절 유튜브 생중계로 소개됐다.

시청하시오! 이것은 인터넷이오!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생중계라는 새로운 실천행동을 만들었다. 노동절에 각 거점 공동행동에 함께하지 못한 조합원들은 오후 2시 시작한 민주노총 유튜브 생방송(youtube.com/ekctu)을 함께 시청하며 노동절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생방송 사회를 맡은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조합원들과 직접 대면하며 노동절 대회를 하지 못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맞은 모든 노동자와 민중의 희망을 모으는 투쟁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서울 각 거점 공동행동 현장이 중계됐다. 오후 1시부터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공동행동에 참여한 남기훈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는 “요즘 코로나19로 전국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라며 “비정규직노동자가 쉽게 해고되지 않고 생존권 쟁취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는 말을 전했다.

화학섬유연맹은 같은 곳에서 오후 2시부터 공동행동을 열었다. 박현석 화학섬유노조 수도권본부장은 “전태일 정신을 기리고 코로나19로 탄압받는 노동자들을 껴안기 위해 화학식품노조는 전 조합원 전태일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준비한 문화공연도 선보였다. 극단 경험과상상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놓인 노동자의 현실을 노래극으로 준비해 선보였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사회 각 계층 연대단위가 함께 부른 ‘인터내셔널가’ 합창과 새로 단장한 ‘민주노총가’, ‘임을 위한 행진곡’ 뮤직비디오도 소개됐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노동절 풍경도 바꿔놓았다. 각국의 세계 노동절 대회 역시 소규모 행동과 온라인 행동으로 진행됐다. 이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17개국 노동조합총연맹과 아티스트가 뜻을 모았다. 전세계 노동자들의 국제연대와 코로나19 감염·산업재해·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한 애도와 연대를 위해 ‘2020 메이데이 온라인 국제연대 콘서트’를 열었다. 한국에서는 민주노총이 현장에서 문화 선동에 앞장서는 노동자들이 모여 부른 ‘단결, 진군의 노래’로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130주년 노동절 공동행동은 오후 3~4시를 기해 각 거점에서 마무리됐다. 온라인 생중계는 새로 단장한 ‘민주노총가’를 선보이는 것으로 오후 3시 종료, 4시부터는 ‘2020 메이데이 온라인 국제연대 콘서트’를 중계했다.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이 5월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계사를 향해 행진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 모든 해고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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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지회가 1일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생활물류 서비스법 제정하여 법적지위 보장하라!’, ‘고용보험법 개정하여 사회안전망 보장하라!’ 등을 요구했다. 지회는 결의대회 뒤 국회 앞을 출발해 여의도를 한 바퀴 돈 후 마포대교 남단에서 해산하는 오토바이 퍼레이드를 펼쳤다. ⓒ 송승현 기자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지회가 1일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생활물류 서비스법 제정하여 법적지위 보장하라!’, ‘고용보험법 개정하여 사회안전망 보장하라!’ 등을 요구했다. 지회는 결의대회 뒤 국회 앞을 출발해 여의도를 한 바퀴 돈 후 마포대교 남단에서 해산하는 오토바이 퍼레이드를 펼쳤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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