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노동자, 노조법 2조 개정・고용보험 적용 직접행동 투쟁 진행

지난 7일, 건설기계노동자를 중심으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노조법 2조 개정, 고용보험 전면 적용'을 요구하며 직접행동에 돌입했다.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조법 2조 개정을 통해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5월 7일,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의장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와 미래통합당 당사 앞에서 ‘생존권 보장! 노조법 2조 즉각 개정! 직접행동’을 통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용보험을 전면적으로 적용하고, 노조법 2조 즉각 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이영철)은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직접행동에 나섰다. 이영철 건설노조 위원장은 지난 4월 29일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산재사망’을 이야기하면서 “여전히 한해에 50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건설기계노동자들은 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산업재해 통계에 조차 잡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회사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조합이 단결해 투쟁하는 것뿐”이라며 “모든 노동자들이 고용보험에 적용되고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그동안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을 핑계로 법개정을 미뤄온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 이상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생계 위협에 내몰리는 취약계층을 들여다보지는 않으면서, 무려 150조원을 기업을 살리는데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수십년간 건설기계를 운전하며 특수고용노동자로 살아온 이들도 하루 속히 노동자성 인정과 고용보험 적용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유택상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장은 “지난 2017년 두 명의 동지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인정하고, 퇴직공제부금 적용을 요구하며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로가 책임을 떠넘기며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20년 넘게 레미콘을 운전해 온 조남순 건설노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부지부장은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일요일은 쉬고 싶다’, ‘장시간 근무 철폐하라’ 외치며 투쟁한 결과 그나마 현장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노동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 법개정이라며 “법개정을 통한 고용보험 적용, 퇴직공제부금 적용은 노동자들에게는 필수다. 30년 넘게 일하고 나면 레미콘을 고철로 파는 것 밖에 남는 것이 없다”고 국회에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개정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노조법 2조 개정과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고용보험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해나갈 것"이라며 결의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노조법 2조 개정과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고용보험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해나갈 것"이라며 결의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50만명이라고 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직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개월 동안 일하지 못하고 있는 방과후 강사 노동자, 일거리가 30% 밖에 남지 않은 대리운전 노동자, 아이들과 대면 학습을 하는 학습지 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생계가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 의장은 “만약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몇 년 전부터 요구해왔던 고용보험 적용을 지난 20대 국회에서 통과시켰더라면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서 그나마 가족의 생계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수년전부터 노동자성을 인정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해왔지만, 매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정부와 정치권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보장’을 말하고 있다. 이영철 의장은 이를 두고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투쟁이 옳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국회 앞으로 이동해 1인 시위와 선언문을 낭독하며 대회를 마쳤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 19 사태로 생계가 어려워진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150만원의 긴급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정부가 정한 지급기준이나 절차가 현실과 동떨어져있다고 평가하며, 고용보험을 시급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전 국민 고용보험제’를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에 선을 그었다. 지난 6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한 자리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는 단계적으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와 정치권에 경고하듯 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은 “20년 전 여의도에서 레미콘 노동자들이 ‘우리는 노동자다! 사장이 아니다!’는 외침을 기억하면서 100만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함께 노조법 2조 개정과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고용보험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노조법 2조 개정과 고용보험 적용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노조법 2조 개정과 고용보험 적용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법 2조 개정・고용보험 적용 직접행동에 참가한 건설기계노동자들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노조법 2조 개정・고용보험 적용 직접행동에 참가한 건설기계노동자들이 국회 앞 1인 시위를 진행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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