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위한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노동자대회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노동자대회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공공운수노조 영남권 노동자대회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서울·인천·광주·대전·대구의 지하철은 고용전환을 마무리했고 인천교통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청소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부산지하철의 정규직 전환은 15%에 불과하다는 것.

부산지하철 청소업무는 1985년 1호선 개통 후 11개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용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용역비의 일부를 지급자에게 되돌려 주는 불법 행위(리베이트), 있지도 않은 직원을 명부에 올려 인건비를 착복하는 등 부정부패가 빈번했다고 부산지하철노조가 밝혔다. 또한 지방정부의 세금이 용역업체의 배를 불리는 것으로만 사용했다는 근거로, 청소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들었다.

부산교통공사(이래 공사)는 여전히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전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하철노조는 “2006년 외주용역으로 전환한 부산지하철 차량기지 구내 운전 용역업체의 대표들은 모두 공사 퇴직 간부다. 공사가 용역회사와 다를 바 없는 자회사 설립을 고수하는 것은, 고위 간부들의 퇴직 후 일자리 확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정규직 전환을 위해 6개월 넘게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물음은 지극히 합당하다.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왜 부산만 못하나요?”

공공운수노조가 대회장에 입장하는 참가자들의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나누어 주고 있다.
공공운수노조가 대회장에 입장하는 참가자들의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나누어 주고 있다.

이 당연한 물음에 힘을 싣기 위해 공공운수노조가 22일(금) 오후 3시 30분 부산시청에서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부산지하철 출신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참석해 청소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공공운수노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참가자들의 명단과 연락처를 파악하고 발열 체크 천막 3동을 설치했으며 대회장 입장 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나누어 주었다.

대회사를 한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께 박수를 보내자”라고 격려한 뒤 “우리 노동의 가치는 경쟁이 아닌 연대와 평등으로 함께 살자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달라져야 하고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우리가 만들자”라고 인사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임은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임은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임은기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곳은 그 어떤 분야에서도 존중을 찾아볼 수 없다. 부산시가 진짜 ‘노동 존중’에 집중했다면 시장이 딴생각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시민을 위해 밤낮없이 지하철과 역사를 쓸고 닦고 애쓴 것이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여전히 비정규직이다”라고 분노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과도하지 않다. 월급을 많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직접 고용해 달라는 것인데 부산시는 돈이 많이 든다는 거짓말로 일관한다”라면서 “현재 지급하는 용역설계비 내에서 임금을 설계하면 되는데 부산시 권한대행은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고 있다. 그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잘했다고 칭찬받고 있는데 그 중심에 청소노동자들의 귀한 노동이 있다.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노고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모범 방역국이 되었다”라며 “청소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온 세상이 알게 됐는데도 청소노동자들은 여태 비정규직으로 괄시당하고 고통받는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재난기금으로 쓴 돈이 10조인데 30대 재벌이 보유한 사내유보금 10%만 내놔도 전 가구에 연간 4번의 재난기금을 줄 수 있다”라며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이유는 부산시가 국민의 세금으로 가진 자들의 주머니를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투쟁으로 만들자”라고 외쳤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화’ 발언이 3년이 지났고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투쟁도 3년이다. 부산시의 수많은 공공기관 중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제대로 된 곳이 없다”라고 비판하며 “오거돈 전 시장이 딴생각하느라 못했다면 변성완 권한대행이 하면 된다. 공공운수 노동자의 힘으로 이 투쟁에 종지부를 찍자”라고 말했다.

부산지하철 출신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가운데)이 대회에 참석해 청소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부산지하철 출신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가운데)이 대회에 참석해 청소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문화노동자 박준 동지의 공연
문화노동자 박준 동지의 공연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는 오늘 공연을 위해 모자색과 같은 색깔의 새 옷을 맞춰 입었다.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는 오늘 공연을 위해 모자색과 같은 색깔의 새 옷을 맞춰 입었다.
결의문을 낭독하는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 한옥녀 2지회장, 윤춘자 1지회장, 황귀순 지부장, 신명숙 3지회장, 구성재 4지회장
결의문을 낭독하는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 한옥녀 2지회장, 윤춘자 1지회장, 황귀순 지부장, 신명숙 3지회장, 구성재 4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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