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요청에 폭력으로 응답한 부산시 규탄 기자회견

대화 요청에 폭력으로 응답한 부산시 규탄 기자회견
대화 요청에 폭력으로 응답한 부산시 규탄 기자회견

지난 5월 28일 부산시의 폭력으로 인해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전치 7주의 팔목 골절을 당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던 공무원노조 부산본부를 격려차 방문했다가 청원경찰의 폭행으로 부상을 입었다.

민원인인 부산시민에게 부산시 관계자가 상해를 입힌 것도 문제이지만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청원경찰에게 떠밀려 쓰러진 김 본부장을 뒷짐진채 바라보던 황수언 부산시청 총무과장이 직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며 칭찬하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쓰러져 기절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지켜본 황수언 부산시청 총무과장이 직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영상캡쳐(영상제공: 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쓰러져 기절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지켜본 황수언 부산시청 총무과장이 직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영상캡쳐(영상제공: 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부산시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재난기금 선불카드가 금세 동이 났고 선불카드를 지급받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며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폭언과 민원이 쇄도했다. 욕설과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위해 공무원노조 부산본부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변성완 권한대행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부산시는 면담을 거부하며 강압적인 태도로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의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막말과 조롱으로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에 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시청 로비로 들어와 농성을 시작했지만 부산시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급기야 청원경찰을 앞세워 폭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 부산시민사회는 6월 1일(월) 오전 8시 부산시청 로비에서 사과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한 후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변성완 부산시장 직무대행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박중배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 김순애 부산여성단체연합 부대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양미숙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공동 집행위원장
박중배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 김순애 부산여성단체연합 부대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양미숙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공동 집행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박중배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부산시청의 잘못된 행정으로 인해 폭언과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구, 군청 공무원들인데 왜 부산시는 소통조차 거부하는 것인가.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마저 저지해 로비로 들어왔는데 결국 폭행까지 행사해 김재하 본부장이 전치 7주의 중상을 입었다”라며 분노했다.

박 본부장은 “오거돈 전 시장도, 변성완 권한대행도 공무원노조와는 단 한 차례의 면담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라면서 “5월 28일 황수언 총무과장이 채증을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이 다쳤음에도 사과나 책임자 처벌이 없다. 관료주의에 찌든 부산시청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외쳤다.

김순애 부산여성단체연합 부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구, 군청의 공무원들은 주말도 없이 너무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 잘못된 업무 지시로 공무원들이 고통 받고 있으면 소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왜 부산시는 소통하려 하지 않나”라면서 “선불카드 수요예측을 잘 못한 부산시가 오히려 갑질 행정을 펼친 것도 모자라 폭력을 행사해 부산시민이 다쳤다. 변성완 권한대행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라고 촉구했다.

왼쪽 팔에 깁스를 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평소 부산시 관료들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주화를 위해 피땀 흘렸던 부산시민사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 천하에 드러난 폭거이다. 부산시가 민주노총과 시민사회의 존엄을 짓밟았다”라면서 “며칠이 지났지만 사과의 말이나 유감 표명도 없었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그 수위는 전적으로 부산시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부산시가 어떤 착각을 하든 자유지만, 부산시가 걸머져야 할 책임에서는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미숙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공동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이번 사건은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민주노총 부산본부 6만 조합원과 부산 시민사회에 대한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집권 초기에는 소통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변성완 권한대행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리더십과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사과와 책임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의 면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시는 청원경찰들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참가자들을 채증하고 도발을 일삼으며 심기를 건드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부산시의 민주노총 본부장 폭력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는 4일(목) 저녁 7시 부산시청 로비에서는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주관하는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부산시는 청원경찰들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참가자들을 채증하고 도발을 일삼으며 심기를 건드렸다.
부산시는 청원경찰들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참가자들을 채증하고 도발을 일삼으며 심기를 건드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