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여의도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 열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 및 위험의 외주화 금지 촉구
대회에 앞서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건설산업연맹 사전대회 개최
민주노총 가맹산하 간부 및 조합원 4천여 명 참여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위험의 외주화 금지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이 1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우선 입법’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가맹산하 확대간부 및 조합원 4천여 명이 힘을 모았다. 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다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故 김재순 노동자 유가족 등 연대단위 동지들이 함께 했다.

5월 1일 노동절을 며칠 앞둔 지난 4월 2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간 산업재해란 점도 끔찍한 일이었지만, 2008년 일어난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와 다를바 없어 특히 문제가 됐다. 그간 정부와 국회가 산업재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노동·시민사회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요구를 묵살한 결과였다.

민주노총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와 근로기준법 적용을 골자로 하는 전태일법 입법을 준비했다. 여기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더한 ‘전태일3법’을 21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시민사회단체와 산재사망재난참사 유족 및 피해자 등과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결의대회 무대에 오른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은 “가난한 노동이, 비참한 노동이 더는 자본의 탐욕스런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장애인노동자가 생명과 노동권을 지키며 일할 수 있도록 오늘 모인 우리가 단결과 투쟁으로 뭉치자”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중대재해를 줄이는 법안이 될지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주는 형식에 그칠지는 우리의 투쟁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故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소속 김도현 씨(건설노동자 故 김태규 누님)는 한익스프레스 38명 산재사망 해결을 촉구하며 “기업은 산재가 발생해도 돈 몇 푼 벌금만 물면 되는 현실이라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가족이라면서 비정규직을 뽑아 싼 값에 쓰고 개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현실을 개탄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때까지 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영철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위원장도 힘을 보탰다. 이 위원장은 건설노동자 산재사망 대책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0년 전 이천 참사, 20년 전 부산 냉동창고 참사가 이번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참사를 딛고 10년 뒤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라며 “다시는 건설현장에서 죽음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무어라도 해야 할 때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오는 7월 4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전 조합원이 총파업 상경투쟁을 결의했다”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드는 투쟁을 다 할 것을 결의했다. 그 투쟁을 민주노총 조합원과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은 “우리 해고노동자들은 더 이상 찾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싸울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빌미로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는 악덕 재벌기업의 갑질에 맞서 싸울 것이다”라며 “동지들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동지들, 끝까지 우리와 함께 해고노동자들을 지켜달라”라고 말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대오는 영정사진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사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영정사진은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100명의 노동자를 의미했다. 대오는 여의서로를 지나 기계회관 본관을 거쳐 더불어민주당사 앞에 도착해 약식집회를 치렀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운동본부 생명안전시민넷 소속 송경용 신부가 무대에 올랐다. 송 신부는 “민주당은 그간 의석이 없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가져갔다. 이제 변명은 없다. 더는 젊은 노동자의 목숨이 어이없이 희생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됐다면 한익스프레스에서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창사 이래 466명의 노동자가 죽어나갔고, 매달 한 명꼴로 사람이 죽는 참혹한 현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산재사망에 하한형 도입을 삭제했고 노동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위험의 외주화 금지 권고도 거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20202년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원년으로 만들 것을 결의하고 산재, 재난참사 피해자와 133개 시민사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즉각적인 법제정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라며 “오늘 자리에 모인 동지들,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면 지역과 현장에서 추진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에 적극 결합해달라.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죽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쟁취하는 투쟁의 선봉에서 민주노총이 힘차게 싸우겠다”라고 투쟁을 결의했다.

약식집회 마지막에 얼음덩이를 깨는 상징의식이 펼쳐졌다. ‘솜방망이 처벌’과 ‘위험의 외주화’가 적힌 얼음덩이를 각각 이용관 故 이한빛PD 아버님과 박태용 화학섬유연맹 네이버지회 부지회장, 김종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직쟁의부장과 강동화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 부쉈다. 이후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 본부장과 정형택 광주본부 본부장의 결의문 낭독에 이어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민주노총은 새로 개원한 21대 국회에 전태일3법 입법을 목표로 한 투쟁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4일 10만 조합원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조직하고, 이후 8~9월을 거쳐 한 달간 입법 청원 등록을 발의한다. 10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입법하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대회가 열린 이날은 6월 민주항쟁 33주년을 맞은 날이기도 했다. 전두환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민중의 외침이 대한민국을 들썩인 날이다. 그날의 외침은 7~9월로 이어져 노동자대투쟁을 끌어냈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간절한 외침이 본격적인 불길로 솟아올랐다. 전국적인 민주노조 건설운동의 밑바탕이 됐고 1990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건설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 의미를 담은 2020년 6월 10일이었다. 민주노총 4천여 조합원과 연대단위 동지들은 이날 다시 거리로 나섰다. 매일 8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였다.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 앞서 발열체크와 집회참석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 앞서 발열체크와 집회참석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왼쪽부터), 청년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누나 김도현 씨, 이영철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위원장,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 무대에 올라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왼쪽부터), 청년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누나 김도현 씨, 이영철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위원장,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 무대에 올라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 촉구 결의대회'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사를 향해 행진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인근 사거리에서 열린 마무리집회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인근 사거리에서 열린 마무리집회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우선 입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과 인근 사거리에서 마무리집회를 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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