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표자 회의 합의안 중집 동의 못 얻어
위원장, “임시 대대서 안건에 부쳐 조직적 결정할 것”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 송승현 기자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 송승현 기자

오후 5시경 시작된 회의가 날을 넘긴 새벽에야 폐회했다. 전날 개회하지 못한 것까지 고려하면 정말 길었던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였다. 논란이었던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관한 건’은 중집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2일 오후 전날 개회하지 못한 제11차 중집을 소집했다. 비정규 조합원 100여 명이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요구하며 민주노총 15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이날 중집에는 합의안에 반대하는 조합원 대표 5인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해 의견 발언을 진행한 뒤 퇴장했다.

이들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이번 합의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해고를 금지하지 않고 정부와 기업이 책임을 지지도 않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고통 분담만을 얘기하는 데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확한 내용 없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면, 이후 정부와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민주노총은 투쟁할 동력을 잃는다”라고 지적하며 “이번 합의안으로 내부 혼란과 분열이 생기고 있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노사정 합의안을 중집 동지들이 폐기해달라”고 호소했다.

쟁점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관한 건은 보고안건(보고3)으로 상정됐다. 반면 제71차 (임시) 대의원대회 소집 건이 논의안건(안건3)으로 부쳐져 중집 위원들 사이에서 문제제기가 나왔다. “대의원대회 개최를 전제로 노사정 대표자 회의 보고만 받을 수는 없다는 의견”과 “이번 회의는 1일 회의의 연장선이니 동일하게 논의안건으로 다뤄져야 한다” 등의 문제제기였다. 논의 끝에 보고3을 안건3으로 다루고 기존 안건3은 안건심의건으로 다루기로 하면서 회순 심의를 마쳤다.

민주노총은 이날 중집에서 7월 4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연기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코로나19가 전국으로 재확산되는 점을 고려해 조합원과 시민의 안전을 고려하기로 한 결과다. 다만 코로나19 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옥내·외 집회시위에 관한 기준이 보편 타당하게 적용되지 않는 점을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분명히 촉구하고 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에 관한 건은 큰 무리 없이 의견 조율을 마쳤다. 실제 교섭에 임하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위원의 판단을 믿고 중집에서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최종 결정을 내리자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 자리에서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최저임금과 관련해 가구생계비를 기준으로 하기로 했으나 일부 언론에서 ‘몇 퍼센트 인상’ 등의 프레임으로 몰고 간다”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쟁점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 합의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은 중집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다수의 중집위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중집에서 논의를 시작했음에도 29일에야 최종안을 처음 확인한 점, 최종안에 담긴 내용 중 독소조항이 많다는 점,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민간기업에는 최종안이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반대로 일부 아쉬움은 남지만, 성과 있는 합의안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해고금지 조항을 조합원에게 안겨주진 못했지만, 고용유지라는 기본가치를 최종안에서 실현했다는 의견이다.

논의 과정에서 이 안건을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안건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두고도 ▲중집에서 폐기 결정 ▲더 큰 의결기구에서 결정 ▲중집 찬반 여부 확인 후 대의원대회는 위원장 판단 등의 찬반 의견이 오갔다.

오후 11시25분 정회 후 새벽 1시에 속개된 회의에서 김명환 위원장은 “‘규약 제19조의 임시대대 소집’ 조항에 따라 위원장이 직접 임시대대를 소집하고 ‘규약 제21조(기능) 3. 사업계획의 수립과 사업보고의 승인’ 조항에 따라 안건을 제출하여 심의, 의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임시대대를 개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회의는 새벽 1시40분경 마무리됐다. 

중집 폐회 후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 비정규 노동자들은 김명환 위원장에게 직접 회의 결과를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위원장이 직접 결과를 밝힌 뒤 이들은 “대대 소집이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다. 노사정 합의안 최종안은 중집에서 폐기가 선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벽 2시경 경향신문사 1층에서 약식 기자회견이 열려 민주노총 부위원장 6명, 지역본부장 12명, 산별위원장 7명 명의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조직을 혼란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독단적, 일방적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민주노총의 지도력을 빠르게 복원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이견을 좁히고 합의로 실천하는 운동, 조직 내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루 전 중집이 개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비민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일부 총국 성원들이 ‘민주주의는 훈련입니다’ ‘민주노총답게 존중하며 토론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적이고 상호존중의 자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루 전 민주노총 집행부 및 중집에 불만과 비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모욕과 폭언, 비하의 발언에 대한 지적이었다.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 백승호 기자 (세종충남)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 백승호 기자 (세종충남)
중집 개회를 앞두고 하루 전 중집이 개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비민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적이고 상호존중을 하는 자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송승현 기자
중집 개회를 앞두고 하루 전 중집이 개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비민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적이고 상호존중을 하는 자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송승현 기자
중집 개회를 앞두고 하루 전 중집이 개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비민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적이고 상호존중을 하는 자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송승현 기자
중집 개회를 앞두고 하루 전 중집이 개회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비민주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토론과 비판은 민주적이고 상호존중을 하는 자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송승현 기자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주장하는 조합원들이 이날 중집이 열린 15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 송승현 기자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주장하는 조합원들이 이날 중집이 열린 15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 송승현 기자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김명환 위원장이 이날 중집이 열린 15층 교육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송승현 기자
2일 오후 5시 전날 개회되지 못한 제11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재소집됐다. 이날은 최저임금, 7.4 전국노동자대회와 더불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최종안 처리 여부가 쟁점이었다. 김명환 위원장이 이날 중집이 열린 15층 교육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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